미국인들이 가장 환호하는 국경일인 7월 4일 독립기념일이 올해는 다소 우울한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전역의 하늘을 밝혔던 불꽃놀이는 물론이고 거리행진조차 보기 어려워지게 됐다. 미 정부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예산을 삭감하면서 행사가 대폭 취소됐다.
미 언론은 2일 가장 큰 국경일인 독립기념일이 예산 삭감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군 기지인 ‘포트 브래그’는 30여 년 동안 한번도 독립기념일 행사를 거른 적이 없다. 매년 5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불꽃놀이 행사를 벌여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행사를 취소했다. 인근 캠프 레제운 역시 불꽃행사를 열지 않는다. 이 기지의 사령관인 토머스 고리는 AP통신에 “(행사 취소로) 미국이 현재 직면한 재정적인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기지는 지난해 약 10만 달러를 행사비용으로 지출했다. 뉴저지 조지아 하와이 주 등에 위치한 미군 기지들도 대부분 불꽃놀이 행사를 중단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매년 자녀들을 데리고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관람했던 브렌드 스토 씨는 “도대체 불꽃놀이 없는 독립기념일이 뭐냐”고 볼멘소리를 늘어놓았다. 이 밖에 일리노이 주 록아일랜드에서 매년 펼쳐졌던 ‘호라이즌 그레이트 해군 밴드’의 거리행진도 취소되었으며 국립공원공단이 매년 펼쳐왔던 관련 행사도 축소됐다. 미 언론은 “미 국민들이 정부의 예산감축을 피부로 느끼는 기념일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허리케인 샌디로 폐쇄되었던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은 4일 오전 오프닝 행사를 시작으로 재개장해 그나마 독립기념일의 취지를 살리게 됐다. 행사에는 샐리 주얼 미 내무부 장관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레이디 리버티(자유의 여신상의 애칭)’의 귀환을 축하할 예정이다.이미 8월까지 입장 티켓이 매진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재개장을 위한 복구비용이 약 5860만 달러(약 670억 원)가량 들었다. 자유의 여신상은 1886년 10월 28일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가 미국에 선물했으며 매년 350만 명가량이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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