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무르시 세력-군부 신뢰 얻어
“노벨평화상 수상… 서방과도 통해”
임시정부서 총리직 맡을 듯
차기 이집트 정부를 이끌 지도자로는 2005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71)이 가장 유력시된다.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반(反)무르시 세력뿐만 아니라 군부에서도 신뢰를 얻고 있다. 이번 반정부 시위를 처음 조직한 ‘타마루드(저항)’, 구국전선(NSF), 야당 등은 군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그를 대표로 내보냈다. 알자지라는 “그는 여러 개의 반무르시 그룹이 뭉친 ‘6·30전선’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며 “그들은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이 그들의 ‘목소리’라고 믿고 있다”고 3일 전했다.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3일 압둘 파타 알시시 국방장관(59)이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축출을 발표하는 자리에도 동석했다.
임시정부에서도 총리를 맡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익명의 군부 관계자는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이 우리의 첫 번째 선택지”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전했다. 그는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고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지닌, 모든 정치세력을 포용할 수 있는 국제적 인물”이라며 “일부 이슬람 단체에서도 인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고 IAEA 사무총장을 지낸 만큼 서방 세계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1942년 카이로에서 태어난 그는 카이로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유엔에서 일하며 30년 넘게 이집트를 떠나 있다가 2010년 카이로로 돌아왔다. 무르시 전 대통령이 선출된 지난해 대선에서도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혔으나 갑자기 “이집트는 아직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며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에서 무르시 전 대통령에게 3.4%포인트 차로 패배했던 아흐마드 샤피끄(72)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알시시 국방장관이 직접 차기 지도자로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적으로 선출되는 정부에 군부가 모든 권한을 신속히 돌려줄 것을 미국이 요청한 상황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최근 2년 동안 가말 압델 나세르 전 대통령에 대한 이집트 국민의 향수가 짙어지면서 그의 아들인 하킴 압델 나세르에게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가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나세르 전 대통령의 아들은 사업가로 일하며 최근까지도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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