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몸담았던 김장수-김관진-윤병세 ‘NLL 침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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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라인 핵심 3인의 딜레마

최근 민주당 문재인 의원으로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의 진실을 밝혀 달라는 요구를 받은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이념적 성향과 대북정책이 상이한 두 정부에서 외교안보 요직을 맡았거나 맡고 있는 이들로선 과거 정부가 NLL을 지켰다, 포기했다 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 사람이 처한 ‘NLL 딜레마’를 고려할 때 침묵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공개돼 NLL 논란이 본격화된 이후 김 실장은 언론과의 접촉을 사실상 끊었다. 김 실장의 한 측근은 “확고한 자기 생각을 갖고 있지만 국가안보실장으로서 정쟁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11일 김 실장에 대한 공개질의에서 2007년 11월 남북 국방장관회담 전 대책회의에서 김 실장(당시 국방장관)이 NLL을 기선으로 남북 등면적 수역 4곳에 공동어로구역 설정 방안을 보고했고, 노 전 대통령도 이를 승인한 만큼 NLL 포기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 실장은 당시 회담에서 북측의 NLL 이남 공동어로구역 설정안을 거부하고 ‘NLL 남북 등면적 원칙’을 고수했다. 북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노 전 대통령이 NLL에 대해 전향적으로 말했는데 국방장관이 왜 이러냐”고 따지자 김 실장은 “국민의 동의 없이는 (NLL) 재협상이 불가능하고 대통령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선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노무현정부 때 외교안보라인의 한 관계자는 “당시 국방부와 외교부는 ‘공동어로구역은 NLL 이남에 우리 함정이 못 들어가는 수역으로 보고 NLL 포기나 다름없다’며 반대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공동어로구역 설정을 반대했던 김 실장이 노 전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확인한 후 공동어로구역 설정 자체엔 반대하지 않는 대신 NLL 등거리·등면적 원칙을 제안해 NLL을 지키려 했다는 것이다.

문 의원의 NLL 진실 발언 요구에 대해 김관진 장관은 12일 기자를 만나 “내가 정치 문제에 대해 뭐라고 대답하겠나. 그때나 지금이나 NLL에 대한 내 생각은 확고하다”는 답변 외에 더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군 소식통은 2007년 8월 노 전 대통령이 주재한 남북정상회담 자문회의 때 “당시 눈병이 난 김장수 국방장관 대신 참석한 김관진 합참의장이 ‘NLL 문제를 정상회담 의제에서 빼고 국방장관회담에서 논의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회의에서 공동어로구역 설정에 대한 원칙적 협의가 있었지만 세부 설정방안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는 김 장관이 당시 회의에서 NLL 기점으로 등거리 공동어로구역 설정안을 주장했다는 문 의원의 발언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2007년 당시 청와대 안보관련 파트에 근무했던 인사는 13일 본보에 “당시 윤병세 외교안보수석은 외교부 출신이라는 등의 이유로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한발 물러서 있었고 실질적인 것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과 박선원 대외전략비서관, 조명균 안보정책비서관이 담당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박선원 전 비서관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관련 모든 중요한 회의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고 모든 것을 꼼꼼히 챙기던 윤 수석이기 때문에 NLL 관련 노 대통령 말씀은 놓치려야 놓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병세 장관은 “국회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얘기를 하기가 적절치 않고 정상회담 대화록은 ‘평양 다녀온 사람 중 일부만 관여하고 보았고 외교안보수석이나 대부분 사람은 (존재를) 몰랐다’는 11일 관훈토론에서의 언급 외에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본보에 알려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동정민·조숭호 기자 ysh1005@donga.com




#김장수#김관진#윤병세#N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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