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내린 장맛비로 서울 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에서 3명이 숨지고 2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5일간 강원 춘천에 426.5mm를 비롯해 서울 경기 강원 곳곳에 ‘물 폭탄’이 쏟아졌다.
앞선 14일 오전 강원 홍천군 두촌면 비닐하우스에서 산사태로 실종된 박모 씨(86)가 15일 숨진 채 발견되는 등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고 122가구 26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침수되거나 매몰된 농경지도 132ha(약 39만 평)에 달했다.
지난달 17일 장마가 시작돼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빗줄기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16, 17일에는 200mm 이상의 많은 비가 예보돼 이번 장마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전부터 다시 중부지방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17일까지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서울 경기 강원이 60∼120mm이고, 이 가운데 경기 북부와 강원 중북부 등지는 200mm 이상, 충청 및 경북 일부 지역은 30∼80mm이다.
이번 비는 14일 오전 중국 남부 푸저우(福州) 북서쪽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된 제7호 태풍 ‘솔릭’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중국 내륙을 휩쓸고 소멸된 태풍에서 많은 양의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돼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건조한 기압골과 부딪치면서 중부 및 북한 지방에 ‘물 폭탄’이 예상된다. 이미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 상태라 추가 산사태 위험이 있다. 또 북한은 11일 황강댐에 이어 15일 임남댐(금강산댐) 수문을 열고 불어난 물을 방류하기 시작해 하천 범람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17일 이후에도 중부지방에는 계속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평균기간(31∼32일)을 넘겨 적어도 다음 주초까지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과 수축을 반복해야 장마전선도 오르내리는데 올해는 태풍이 치고 올라오며 수축을 막아 중부지방에서 정체된 상태”라며 “중국 내륙에서 일생을 마친 태풍이 한반도 장마전선에 영향을 주는 것도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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