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과시형’ 정책이 빈약한 속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유학 경험을 토대로 유럽풍 생활 방식을 도입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19일(현지 시간) 북한이 양조장을 갖춘 야외 맥줏집 ‘비어가르텐’을 열어 달라고 독일 맥주회사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파울라너사는 북한의 요청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이미 12곳에 새로운 비어가르텐을 낼 계획이어서 추가 개설 여력이 없다”고 이 신문에 밝혔다. 신문은 북한 주민들이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은데 김정은이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분명하지 않다면서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는 없지만, 맥주가 위를 채워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유학하던 스위스 베른을 본떠 동해안 마식령에 슬로프 총연장이 110km나 되는 초대형 스키장을 건설 중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한 달 동안 전반적인 공사 속도를 2배로 높였다”(8일), “모든 구간의 스키주로(슬로프) 닦기를 끝냈다”(17일) 등 성과 보도에 열을 올렸지만 실제로는 장마로 절개지 붕괴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식령 지역에는 9∼12일에만 439mm의 폭우가 내렸다.
반면 일상용품 공장은 김정은의 현지지도 때만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소식통은 21일 “김정은이 지난달 7일 평양기초식품 공장을 방문해 ‘자동화·무인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했다’고 칭찬한 것으로 보도됐지만 실제로는 미리 중국산 조미료와 간장·된장 원료를 확보해 뒀다가 현지 지도 4시간 전부터 생산라인을 가동한 ‘깜짝쇼’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또 식용유와 식품포장 용기도 중국에서 들여와 상표만 바꾼 뒤 진열해둬 마치 이 공장에서 생산된 것처럼 꾸몄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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