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트 없는 뒷좌석 어린이, 사고때 중상률 50배 높아

[시동 꺼! 반칙운전]<2>안전띠 미착용시 사고 충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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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꺼! 반칙운전] 안전띠 미착용시 사고 충격은

지난해 9월 2일 오전 1시 20분경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서평택 분기점 부근에서 모닝 차량이 중심을 잃고 갓길 가드레일과 중앙분리대를 차례로 들이받고 전복됐다. 이 사고로 뒷좌석에 타고 있던 5세 어린이가 깨진 유리창을 통해 차체 밖으로 튕겨 나가 숨졌다.

휴가철 고속도로를 이용해 가족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사랑하는 자녀를 뒷좌석에 앉게 한 뒤 안전띠를 꼭 매도록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뒷좌석에서도 안전띠를 매야 한다는 인식이 낮다.

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실시한 안전띠 착용률 조사에 따르면 운전석과 조수석 착용률은 각각 88.27%, 76.3%로 높았지만 뒷좌석은 9.35%에 그쳤다. 현재 고속도로 등 자동차전용도로에서는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 6세 미만 어린이는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돼 있는 유아용 카시트 착용률도 39.39%에 불과했다.

스웨덴 영국 등 대부분의 유럽 선진국은 모든 도로에서 뒷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정부는 뒷좌석 안전띠 착용이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2015년부터 모든 도로에서 이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19일 발표했다.

▶본보 20일자 10면 모든 도로 全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

실제로 뒷좌석 안전띠를 착용했을 때와 그러지 않았을 때, 중상을 입을 가능성은 얼마나 달라질까?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한 인체모형을 이용한 충돌시험에 따르면 차이는 엄청났다. 시험은 4인승 승용차가 시속 48km로 고정 벽에 정면충돌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안전띠를 맨 쪽은 운전석에 성인 남성, 조수석에 작은 체구의 성인 여성, 뒷좌석에 성인 남성과 3세 어린이 인체모형을 태웠다. 어린이는 유아용 카시트를 착용했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쪽은 운전석에 성인 남성, 조수석에 9개월 유아를 안은 작은 체구의 성인 여성, 뒷좌석에 성인 남성과 3세 어린이 인체모형을 태웠다.

뒷좌석에 앉은 성인 남성이 안전띠 착용 여부에 따라 중상을 입을 확률은 9배 넘게 차이가 났다. 3세 어린이가 카시트를 하지 않았을 때 중상을 입을 확률은 그러지 않았을 때에 비해 무려 50배로 높았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조수석 여성은 안고 있던 아기가 충돌 충격을 1차로 흡수해줘 가슴 등의 충격이 덜했지만 안면이 유리에 부딪혀 찢어지는 등 부상이 컸다. 여성이 안고 있던 아기는 여성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생존이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을 담당했던 이재완 교통안전공단 안전평가팀장은 “시속 50km로 달리다 사고가 나면 4층 높이 건물에서 아무 보호장비 없이 뛰어내리는 것과 같다. 주행속도가 빠른 고속도로는 더 큰 충격에너지가 발생한다”며 “특히 뒷좌석 안전띠를 매지 않은 경우 뒷좌석 탑승자가 관성에 의해 앞으로 튕겨 나와 앞좌석 탑승자의 머리에 심하게 부딪치는 2차 충격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카시트 착용도 필수적이다. 이달 1일 쏘렌토 차량이 중부내륙고속도로 지선에서 전복돼 조수석에 탔던 6세 아이가 사망한 사고가 대표적인 예다. 조수석에 탔던 아이는 성인용 안전띠를 맸지만 작은 체구가 안전띠에서 빠져나오는 바람에 차체 밖으로 튕겨 나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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