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연노 “김종학PD 사망, 잘못된 외주제작 관행이 만든 비극”

김종학 PD. 동아일보 DB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측이 고(故) 김종학PD의 사망을 애도하며 "잘못된 외주제작 관행이 만든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 측은 23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평소 한국 드라마 산업 성장에 큰 기여를 했던 故 김종학 감독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연노는 "고인은 '신의' 출연료 미지급 문제가 불거지자 무척 괴로워했다고 알려져 있다. '신의'는 약 6억4000만 원의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공중파 방송3사에서 총 9편의 드라마에서 미지급 사태가 발생했는데 최근 미지급된 MBC '아들 녀석들'에 이어 미지급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작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준모 한연노 사무총장은 보도자료에서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을 연출해 온 스타 감독이었으나 그 역시도 잘못된 외주제작시스템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며 "방송사에게만 유리한 외주제작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극은 계속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연노는 그동안 외주제작시스템에 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왔다.

한연노는 "정부도 이 점에 동의하면서 오는 8월1일자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여 '표준방송출연계약서'와 '표준외주제작계약서'를 제정 고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고시로 인하여 다시는 고인과 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사의 무소불위 불법적 관행이 사라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영수 한연노 위원장은 "드라마를 만드는 외주제작사도, 드라마에 참여한 배우와 스태프도 모두 비참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유일하게 웃는 것은 방송사뿐"이라며 "잘못된 외주제작시스템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끝까지 방송사에 책임을 묻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故 김종학 PD는 이날 경기도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연탄을 피운 흔적과 유서가 발견된 점을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을 연출한 故 김종학PD는 한국 드라마 역사에서 거장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최근 지난해 종영한 SBS 드라마 '신의'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 배임 및 횡령, 사기혐의로 피소돼 조사를 받아왔다.

▼다음은 한연노 측 공식입장 전문▼

고 김종학 감독의 명복을 빕니다!
SBS <신의> 미지급 사태로 괴로워했다고 전언
잘못된 외주제작 관행이 빚어낸 또 하나의 참극

오늘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등진 고 김종학 감독의 비보를 접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 한영수 위원장)은 평소 한국 드라마 산업 성장에 큰 기여를 했던 故 김종학 감독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 김종학 감독의 부고로 인해 그의 유작이 되어버린 SBS의 <신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고인은 이 작품의 펀딩과 경영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출연료 미지급 문제가 불거지자 무척 괴로워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드라마 <신의>는 약 6억4000만 원의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중파 방송3사에서 총 9편의 드라마에서 미지급 사태가 발생했는데 최근 미지급된 MBC의 <아들 녀석들>에 이어 미지급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작품이기도 합니다.

한연노 김준모 사무총장은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을 연출해 온 스타 감독이었으나 그 역시도 잘못된 외주제작시스템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며 "방송사에게만 유리한 외주제작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극은 계속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실제로 한연노는 그간 잘못 운영되어 온 외주제작시스템에 대해서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왔습니다. 정부도 이 점에 동의하면서 오는 8월1일자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여 '표준방송출연계약서'와 '표준외주제작계약서'를 제정 고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고시로 인하여 다시는 고인과 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사의 무소불위 불법적 관행이 사라지길 기대합니다.

한연노 한영수 위원장은 "드라마를 만드는 외주제작사도, 드라마에 참여한 배우와 스태프도 모두 비참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유일하게 웃는 것은 방송사뿐"이라며 "잘못된 외주제작시스템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끝까지 방송사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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