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5전쟁이 유엔군과 북한, 중국군 간의 협정으로 끝난 지 60년. 정전협정 기념일인 27일 박근혜 대통령은 참전국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하며 북한에 핵을 포기하고 평화의 길로 나서길 촉구한 반면 북한은 전술핵무기에 속하는 핵배낭 등 신무기 과시에 바빴다.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한 기념식을 열어 6·25전쟁을 “승리한 전쟁”이라고 천명했고 정전협정의 또 다른 당사자인 중국에선 6·25전쟁 참전 후회론이 일고 있다.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각기 다른 표정을 전한다. 》
박근혜 대통령은 정전협정 60주년인 27일 “대한민국은 올해부터 7월 27일을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한 ‘유엔군 참전의 날’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정전 60주년’ 기념식에서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생명을 바친 17만8000여 명의 전사자와 55만5000여 명의 부상자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 모든 참전용사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유엔군 참전의 날’ 지정을 선포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절망을 딛고 일어섰다. 이 놀라운 기적은 쉽게 이뤄진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헌신과 노력, 참전용사들의 피와 땀으로 지켜낸 자유와 평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자유와 평화를 더욱 굳건히 지키고 한반도에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나아가 인류 행복에 기여하는 나라를 만들어 참전용사의 헌신과 희생을 더욱 빛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겠다”고 한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정전협정 60주년에 단지 역사를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세계에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면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남북한 공동발전의 길을 적극 열어갈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북한 주민들의 민생과 자유를 책임질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며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에 참전국들이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정전체제를 대신하는 평화체제가 한반도에 필요하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존 키 뉴질랜드 총리 등 유엔 참전국 대표 27명과 참전용사 출신의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 제임스 트루먼 장군 등 전현직 유엔군사령관, 6·25전쟁 파병을 결정한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유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영국 왕실의 글로스터 공작을 접견해 영어로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고 말한 뒤 “참전용사와 가족 초대는 당연한 도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글로스터 공작은 박 대통령의 11월 국빈 방문을 초대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친서를 전달하며 “11월 영국에서 박 대통령을 환영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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