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미녀' 차유람(26)이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에 대해 '동병상련'의 감정을 드러냈다.
25일 서울 개포동의 연습장에서 차유람을 만났다. 차유람은 푸른색 민소매 티셔츠에 검은색 바지의 편안한 옷차림으로 환하게 웃으며 기자를 맞이했다. 일찍이 '당구 얼짱'으로 이름을 날려온 차유람은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아시안게임 미녀'로 꼽힐 만큼 빼어난 미모를 자랑한다.
당시 차유람과 함께 '꽃미녀'로 꼽힌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리듬체조 스타 손연재다. 차유람과 손연재는 '닮은꼴'이다. 미모로 먼저 유명세를 탔고 실제 실력보다 과대평가되어있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는 점, 하지만 미모로 '반짝'했다 사라져간 다른 얼짱 스타들과는 달리 자신의 실력이 '거품'이 아님을 증명해냈다는 점에서 닮았다.
이날 인터뷰에서 차유람은 손연재에 대해 안쓰러워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일종의 '동병상련' 감정을 표현한 것.
"(손)연재와 개인적으로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그 마음은 헤아려져요. 충분히 잘 하고 있고, 또 열심히 하고 있는데…."
차유람 역시 '얼굴 덕분에 실력에 비해 너무 많은 관심을 받는다', '당구가 아닌 경기 외적으로만 화제를 만든다'라는 공격을 받아왔다. 차유람의 대회 우승 기사에도 항상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며 깎아내리는 댓글이 달리곤 했다. 하지만 차유람은 "나는 내 외모보다 내면이 더 강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내 쪽에서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며 이를 '언론 성장통'이라고 표현했다.
"외모로 먼저 유명해졌잖아요. 세계대회를 우승하고 와도 화제가 안 되고, TV프로그램에 나가면 금방 이슈가 되고… 그러다보니 더 나은 기량을 갖추고, 더 좋은 성적을 내기까지 몇 년을 허비해야 했어요. 스포츠 선수로서는 겪지 말았어야 할 일을 겪은 거죠."
차유람은 "손연재가 악플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 내 일 같아서 안타깝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다.
"(손)연재는 정말 잘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리듬체조라는 비인기종목에서 이렇게 잘한 선수가 없었잖아요. 말 그대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고요. 그런 선수를 왜 자꾸 작게 만드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손연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5위를 차지하며 그간의 '얼짱스타' 논란을 대부분 씻어냈다. 대회 전 "10위권은 확실하고, 5위권 진입도 기대할만 하다"라던 체조 관계자들의 예상이 비웃음에 직면했던 것을 감안하면, 확실한 성과를 보여준 셈이다. 차유람 역시 손연재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의심하는 시선을 극복하고,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내고 있다. 최근에 열린 인천실내·무도아시안게임에서는 10볼과 9볼을 모두 석권, 당당히 2관왕에 올랐다.
"(손)연재가 많이 지치고 힘들겠구나 생각해요. 저 역시 그런 이야기들 신경쓰지 않고 '더 이기자, 더 잘하자'라는 생각만 하면서 지금까지 달려왔거든요. 지금까지 잘해온 것을 보면 정말 강한 아이구나, 생각해요. 앞으로도 잘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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