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는 30일 “아라온호가 내년 8월 인천에서 출항해 베링 해협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항로를 따라 환경탐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해양수산부와 일정 및 계획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라온호가 북극항로 개척에 나서면 정부가 추진 중인 북극종합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앞서 25일 ‘북극종합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으며 다음 달 현대글로비스가 한국에서 북극해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항로를 따라 첫 시범운항에 나설 계획이다.
여름에만 열리는 북극항로는 주변 환경이 워낙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매년 뱃길이 조금씩 달라진다. 아라온호는 세계적으로도 기동성과 쇄빙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박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아라온호가 북극항로 탐사를 시작하면 북극해의 최신 정보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항로와 다른 ‘코리안 루트’를 개척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라온호는 지난달 남극에서 돌아온 뒤 인천항에서 최종 장비 점검 및 보급품 선적 작업을 하고 있다. 다음 달 5일 출항해 9월까지 캐나다 연구팀과 공동으로 보포트 해 주변 가스하이드레이트를 탐사한다. 이어 11월에는 ‘장보고 과학기지’가 들어설 남극대륙 동남쪽 테라노바 만(灣)으로 향한다. 현재 60% 정도 지어진 장보고 기지는 내년 3월 완공될 예정이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내년은 아라온호가 남극대륙 기지 완공에 기여하는 데 이어 북극항로까지 개척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이라며 “한때 ‘꿈’으로만 여겼던 쇄빙선이 이제는 대한민국의 해상 활동영역을 넓히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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