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만취女 성폭행하려던 20대, 걱정돼 뒤따르던 경찰에 ‘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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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취하신 것 같으니 저희가 경찰차로 댁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혼자 간다니까요.”

서울 관악경찰서 신림지구대 소속 류봉진 경사와 최창환 순경은 지난달 30일 오전 2시 50분경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골목에서 순찰을 돌던 중 조모 씨(32·여)를 발견했다. 경찰은 만취 상태로 비틀거리는 조 씨가 걱정돼 데려다 주겠다고 했지만 조 씨는 끝까지 거부했다. 하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두 경찰은 순찰차를 타고 약 30m의 거리를 두고 천천히 조 씨를 뒤따라갔다.

10분 뒤 봉천로 근처에 이르자 한 남성이 갑자기 나타나 조 씨의 입을 손으로 막고 옆 건물로 끌고 갔다. 남성은 조 씨를 따라가던 순찰차를 미처 보지 못했다. 두 경찰은 바로 차에서 내려 조 씨의 비명 소리가 들리는 건물 주차장으로 뛰어갔다. 남성은 성폭행을 시도하며 조 씨의 귀를 깨물었으나 경찰이 뛰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도망갔다. 경찰은 마침 이 장면을 목격한 오토바이 배달원 2명의 도움을 받아 남성을 쫓아간 끝에 5분 만에 붙잡았다.

경찰은 조 씨를 성폭행하려 한 전모 씨(26)를 강간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달 30일 류 경사와 최 순경을 포상했다. 경찰은 범인 검거를 도운 오토바이 배달원 2명도 심사를 거쳐 포상할 예정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성폭행 시도#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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