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전북 군산에서 발생한 이모 씨(39·여) 실종 사건은 내연관계 남녀의 다툼이 우발적 살인으로 이어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그동안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군산경찰서 정모 경사(40)가 피해 여성을 죽였다고 2일 자백했다”고 밝혔다. 정 경사는 “내연관계였던 이 씨와 임신 문제로 다투다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경사는 이날 오후 사건 발생 열흘 만에 충남 논산에서 붙잡혀 조사를 받는 중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이 씨는 올 4월부터 실종됐던 7월 24일까지 정 경사에게 ‘너와 나의 사이를 다른 사람이 알면 어떨까’, ‘만나달라’, ‘저번처럼 약속을 어기지 마라. 일 못 보게 하지 말고’ 등의 협박성 문자를 22차례 보냈다. 정 경사는 이 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스팸으로 등록하는 등 이 씨의 만남 요구를 거절했지만 이 씨는 정 경사의 사무실로 전화를 거는 등 계속 압박해왔다.
정 경사는 이를 견디다 못해 지난달 17일 이 씨를 만나 임신에 관해 이야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가족도 경찰에서 “(이 씨가) 임신을 한 뒤 정 경사에게 돈을 받아내고 관계를 정리하려 했다”고 말했다. 정 경사는 7월 22일 적금을 찾아 합의금으로 이 씨에게 주려 했으나 이 씨가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 결국 정 경사는 군산시 회현면 월현리 인근 정 경사의 차 안에서 이 씨와 크게 다투다 우발적으로 이 씨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 경사는 경찰에서 “살해한 뒤 근처에 있는 폐 양계장에 시신을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32분경 논산시 취암동 한 PC방에서 정 경사를 검거했다. 비번이던 부여경찰서 백강지구대의 이희경 경위가 자전거를 타고 길을 가던 중 오후 6시 10분경 PC방으로 들어가는 정 경사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정 경사는 출동한 경찰이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면서 정 경사가 맞느냐고 묻자 체념한 듯 ‘맞습니다’라며 순순히 검거에 응했다. 경찰은 정 경사를 수사본부가 차려진 전북 군산경찰서로 압송했으며 피해자 이 씨의 생존 여부와 범행 동기 등을 집중 조사했다. 정 경사가 일체의 조사를 거부하며 묵비권을 행사하자 경찰은 정 경사와 함께 근무한 동료를 수사에 투입해 설득 작업을 벌인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폐 양계장에서 시신을 발견해 수습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