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판 깨려는 요구… 절대 불가”
민주 강경파 “꼭 관철”에 지도부 곤혹… 의총서 격론 벌였지만 결론 못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 증인 채택 문제는 여야 정치권의 복잡한 내부 상황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슈다. 민주당은 동료 의원을 증언대에 세우겠다는 이례적인 주장을 펴왔고, 새누리당은 “어떤 경우에도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 문제는 결국 5일까지 여야 협상을 깨뜨린 핵심 의제가 됐다. 협상 초기만 해도 빠져 있던 ‘김무성 출석’ 카드를 야당은 왜 들고 나온 것일까.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5일 “지난 주말 민주당이 갑자기 김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를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요구했다”며 “그때 ‘민주당 강경파가 판을 깨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김 의원의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해선 민주당 내에서도 시각차가 컸다. 4일 협상 때도 온건파인 원내지도부는 어떻게든 국정조사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유연한 태도를 취했지만 정청래 국조특위 간사가 김 의원 등의 증인 채택을 강하게 요구해 협상이 무산됐다. 결국 원내지도부는 5일 김 의원 증인 채택 문제를 의원총회에 부쳤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논의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김 의원을 증언대에 세우지 않겠다는 방침이 확고하다. 정상회담 회의록 문제는 여야가 합의한 국정조사 대상이 아닌 데다 증인으로 출석해야 할 논리적 근거도 미약하다는 판단이다. 지도부로서는 김 의원의 당내 정치적 위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의원도 증인 출석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정문헌 의원이 본 발췌록 내용을 전해 들어 유세 때 인용한 건데 근거도 없이 회의록 유출을 주장하는 건 정치공세”라며 “민주당이 김 의원을 고발한 만큼 수사를 통해 경위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합의가 안 될 걸 알면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건 다른 생각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지도부를 무력화시켜 당권을 되찾으려는 민주당 강경파와 국회를 정상화시켜 보려는 온건파의 갈등이 여야 대치 상황으로 왜곡돼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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