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국민 여러분의 저력과 역량을 한데 모아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활짝 열고 품격 있는 나라를 만들어 가겠다”며 “정치권에서도 새로운 협력의 동반자로 국민과 함께 새 시대를 열어나가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경축사에서 ‘정치’와 관련된 언급은 딱 이 한 문장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을 운영할 때 여야를 가리지 않고 ‘협력의 동반자’로 여기겠다는 뜻과 함께 정치권도 국민을 바라보고 가자는 당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장외투쟁 중인 제1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대통령과의 면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과 등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내놓지 않고 있으면서 협력의 동반자 등을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말씀을 빼놓았다. 산업화 성과를 일일이 열거하면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엄중한 정국상황을 풀어갈 소통과 상생의 리더십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국 이후 대한민국의 역사는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개의 큰 산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며 “국정원 사건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한길 대표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천막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축사) 내용이 더 있을 줄 알았는데…. 지난해 대선 때 (박 대통령이) 앞세웠던 것들(국민 대통합, 상생의 정치, 경제민주화 등)이 다 실종됐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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