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전 대통령 4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엄수됐다.
추도식에는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등 유족과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 김옥두 이훈평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 강창희 국회의장,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 등 여야 지도부,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박준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지난해 야권 대선후보직을 놓고 경쟁한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투병 중인 김영삼 전 대통령은 화환을 보냈다.
추모위원장인 김석수 전 국무총리는 추도사에서 “정치는 거리보다 국회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국민과 나라를 생각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 실종된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게 여야 대표 회담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김홍업 전 의원은 유족대표 인사에서 “그분(김 전 대통령)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일들을 겪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말했다.
DJ와 고락을 함께했던 ‘DJ 사람들’은 현재 뿔뿔이 흩어져 있다.
권노갑 고문을 좌장으로 하는 동교동계는 4년째 매주 화요일마다 이희호 여사와 함께 현충원의 DJ 묘역을 참배해 왔다.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인 권 고문은 여든 셋의 나이에도 23일 한국외국어대 역사상 최고령으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는다. 1960∼1980년대 DJ 사저 동교동 비서였던 김옥두 전 의원은 박정희 정권 시절 8번의 연행과 고문으로 다리와 발을 잘 쓰지 못한다. 김 전 의원은 “중정(중앙정보부) 요원들이 무릎을 꿇게 한 채 ‘DJ가 빨갱이임을 자백하라’며 무릎에 매질을 하고, 거꾸로 매달아놓고 발바닥을 때렸다”면서 “나이가 들수록 염증이 심해져 수술을 해도 좋아지질 않는다”고 말했다.
DJ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은 박정희 정권 시절 고문후유증인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이며, 80일간 구금돼 고문을 받았던 차남 김홍업 전 의원 역시 보행 때 지팡이를 쓴다.
DJ 재임 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대선 때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뒤 현재 대통령 직속의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추도식에서 근 1년 만에 옛 동지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역시 지난해 대선 때 박 대통령을 지지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 측근은 “따로 DJ 묘소를 참배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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