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선교원. 이곳을 찾은 신도들은 예배당 안쪽의 한 방으로 들어가 A 목사(61)에게 아픈 증상을 털어놓았다. A 목사는 자신이 “한의원을 28년간 운영했으며 K대에서 한의학 박사 학위를 받아 자연치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고 거짓말했고 신도들은 이를 그대로 믿었다. A 목사가 전국의 교회를 순회하며 건강 강의를 했기 때문에 입소문을 믿고 찾아온 환자도 많았다. 2007년 12월부터 올 8월 12일까지 그를 찾아온 환자는 2800여 명이나 됐다.
A 목사는 환자를 본 뒤 고향 후배 B 목사(57·여)가 옥수수, 찹쌀, 기장 등 곡식을 빻아 만든 ‘곡식환’을 위와 간, 심장에 좋은 ‘특효약’이라고 소개했다. 2주간 먹을 분량을 6만 원씩에 팔아 10억여 원을 챙겼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A 목사의 말은 모두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목사는 한의학 박사 학위가 없을 뿐만 아니라 2004년에는 한의사를 사칭하다 징역 7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고 불법 제조한 약을 팔아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로 A 목사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A 목사는 부당이득에 대해 “신도들이 감사의 마음으로 준 것”이라며 끝내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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