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흥행 영화 탄생은 우연이 아니다. 관객을 사로잡은 흥행은 관록과 안목을 지닌 제작자들이 있어 가능했다.
‘더 테러 라이브’(더 테러)를 제작한 씨네2000 이춘연 대표와 ‘숨바꼭질’의 스튜디오 드림캡쳐의 김미희 대표가 그 주인공들이다. ‘숨바꼭질’은 20일 현재까지 250만 관객을 모았고, 이미 500만명을 넘어선 ‘더 테러’는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복병’으로 인정받고 있다.
두 영화의 순 제작비는 각각 35억원과 25억원. 100억원대 블록버스터가 쏟아진 여름 극장가에서는 ‘저예산’이다. 하지만 30여년 가까이 영화계에 몸담으며 다양한 히트작을 내온 두 제작자는 제작비에 기대지 않은 신선하고 감각적인 영화를 완성해 관객과 소통하는 데 성공했다.
‘더 테러’ 제작자 이춘연 대표는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 1983년 이장호 감독의 ‘과부춤’을 기획하며 출발해 ‘여고괴담’ 시리즈와 ‘3인조’ ‘미술관 옆 동물원’ ‘인터뷰’ 등을 제작해왔다. 최근에는 ‘거북이 달린다’ ‘체포왕’으로 흥행을 이뤘다.
‘숨바꼭질’의 김미희 대표 역시 시네마서비스, 좋은영화, 싸이더스FNH 등 한국영화를 이끌어온 제작사를 두루 거치며 ‘주유소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선생 김봉두’ ‘타짜’ 등 숱한 히트작을 내놓았다. 한국영화 사상 최단기간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숨바꼭질’은 김 대표가 ‘페이스메이커’ 이후 1년 만에 내놓은 신작. 최근 몇 년째 공포영화의 흥행 실패가 이어졌지만 ‘숨바꼭질’은 스릴러를 접목한 신선한 시도로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두 제작자는 감각적인 신인 감독을 발굴한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더 테러’의 김병우, ‘숨바꼭질’의 허정 감독은 모두 단편영화 경험만 있던 신인들. 두 제작자는 이들을 발굴해 시나리오를 다듬도록 했고 성공적인 연출 데뷔까지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