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던진 박지성, 팀을 수렁서 건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6일 03시 00분


네덜란드 리그 8년만의 복귀전… 교체 투입 20분만에 천금 동점골
獨리그 박주호, 구자철에 판정승

박지성(에인트호번·사진)이 8년 만의 네덜란드 축구 에레디비시(1부 리그) 복귀전에서 팀의 패배를 막는 동점골로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

박지성은 25일 네덜란드 알멜로에서 열린 2013∼2014시즌 에레디비시 4라운드 헤라클레스 알멜로와의 방문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40분 몸을 던지는 슛으로 천금같은 동점골을 만들었다.

벤치를 지키다 후반 20분 교체 투입된 지 20분 만에 터진 골이었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골문을 등지고 패스를 받은 박지성은 2차례의 볼 터치를 통해 2명의 거친 수비수를 따돌리고 골문을 향한 뒤 쓰러지면서 오른발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박지성이 네덜란드 리그에서 골을 넣은 건 2005년 4월 24일 피테서와의 경기 후 8년 4개월 만이다. 박지성이 공식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건 2012년 1월 28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시절 리버풀과의 FA컵 경기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박지성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기고 싶은 경기였지만 시즌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비긴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박지성은 29일 AC 밀란(이탈리아)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을 위해 이날 경기에는 결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필립 코퀴 에인트호번 감독은 팀이 패배 위기에 몰리자 박지성을 투입했고 ‘박지성 효과’를 확실하게 누렸다. 박지성의 동점 골로 패배를 면한 에인트호번은 3승 1무(승점 10)로 이번 시즌 개막 후 4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며 2위를 달렸다.

2003년 1월∼2005년 6월 에인트호번에서 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옮겼던 박지성은 소속 팀 퀸스파크 레인저스가 2부 리그인 챔피언십으로 강등되자 네덜란드 리그 에인트호번으로 임대 이적했다. 박지성은 에인트호번 복귀전이던 21일 AC 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1차전 때 골닷컴이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에 이름을 올렸었다.

24일 독일 분데스리가의 ‘코리안 더비’에서는 박주호(마인츠05)가 웃었다. 마인츠05는 구자철이 뛰고 있는 볼프스부르크를 2-0으로 꺾었다. 박주호는 풀타임을 뛰었고, 선발 출전한 구자철은 후반 24분 교체됐다. 묀헨글라트바흐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88분을 뛴 손흥민(레버쿠젠)의 득점포는 2경기 연속 침묵을 지켰다. 레버쿠젠은 묀헨글라트바흐에 4-2로 이겨 3연승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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