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전형 간소화 방안의 영향으로 입시에서 수시모집 비율이 줄어들고 정시모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시에서 우선선발을 없애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못하게 되면서다. 특히 상위권 대학이 수시를 통해 수능과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모두 우수한 학생을 선점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에 따라 수시와 정시의 모집비율이 비슷하거나 정시모집 인원이 더 많아지고 수시에서 논술 영향력이 커지며 정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한층 강해진다고 입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동안 상위권 대학은 수시의 학생부 중심 전형에서도 수능을 높은 비율로 반영하는 우선선발과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라는 이중 장치를 통해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을 골라냈다. 상위권 대학은 고교 간 편차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학생부를 신뢰하지 않는 편이었으므로 앞으로는 수시 인원을 크게 줄일 가능성이 높다. 올해 4년제 대학의 수시 모집비율은 전체 정원의 66.2%다. 서울 주요 대학은 70%에 이른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성적을 수시에 반영하지 못하면 대학은 수시로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수시 비중을 낮출 것”이라며 “수시와 정시의 비율이 45 대 55 혹은 30 대 70까지 역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상위권 대학의 수시에서 논술의 영향력은 더 커진다. 교육부가 수시 전형체계를 학생부 논술 실기 위주로 단순화하면서 구술형 면접과 적성고사를 줄이도록 만든 결과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지원자의 실력을 가늠하는 여러 전형이 사라지면서 사실상 논술고사가 당락을 좌우하게 됐다. 서울 소재 대학은 학생부 중심 전형보다는 논술고사 중심 전형의 선발 인원을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소세를 보이던 재수생이 이번 발표를 계기로 늘어난다는 관측도 나왔다. 지금의 대학 입시에서는 수시의 경우 서류 준비와 전형이 복잡하고 정시의 경우 선발인원이 줄어 수험생이 재수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구조였다. 재수를 하더라도 대부분 수시의 논술전형이나 정시의 수능 위주 전형에 지원하는 경향이 강했다.
정시 선발인원이 늘고 수능의 영향력이 커지면 재수생은 수능 하나만 집중적으로 준비해도 기회가 늘어나는 셈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이번 발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재수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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