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석기 “철탑 파괴” 무력투쟁 방법 언급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일 03시 00분


RO 5월 회합 미공개 녹취록 입수
“보스턴테러 밥솥폭탄 매뉴얼 떠있어…관심이 없으면 주먹만 지르는 거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5월 12일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회합에서 구체적인 무력투쟁 방법을 직접 언급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RO 회합 녹취록 보도에 대해 “인명 살상, 파괴 지시를 한 바 없다. 저는 전쟁에 반대한다. 뼛속까지 평화주의자”라고 주장한 바 있다.

동아일보가 단독 입수한 미공개 RO 모임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5월 12일 토론 마무리 발언에서 “존재가 보이지 않는데 엄청난 무기가 있어서 도처에서 동시 다발로 전국적으로 그런 세력이 전쟁을 한다면 그 새로운 전쟁에 대한 새로운 승리를, 새로운 세상을 갖추자”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그전부터 (역량을) 갖췄어야 하는데 (늦었지만) 오늘부터 (갖추도록) 하자. 그게 첫 번째 가장 강조하고 싶은 주체적 (소음으로 안들림)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강연만 했을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보안 사항’임을 전제한 뒤 “A라는 철탑이 있다고 하자. 그 철탑을 파괴하는 것이 군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민족의 분열을 막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평화를 실현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발언들이다.

이 의원은 “인터넷에 가보면 사제폭탄 사이트가 있다. 그걸 이미 예상했다고 그러니깐 저기 멀리서 혈기가 두드러진 (사람들이) ‘총 어디서 구해요?’(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공안당국에서 이런 사이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조직원들에게 주의를 주기도 했다.

▼ “평화실현 위한 강연만 했다”던 이석기
모임 마무리 발언서 무기준비법 설명 ▼


이 의원은 “이미 저놈들은 격변의 시기에 (지하조직들이) 어디에 접촉할 것인가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그쪽에 그런(공안당국이 접촉하는) 사이트가 굉장히 많다. 우리 동지들 간에도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4월 미국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의원은 “심지어는 보스턴 테러 때 쓰였던 이른바 압력밥솥에 의한 사제폭탄에 대한 매뉴얼도 공식적으로 (인터넷에) 떠 있다”며 “관심이 있으면 (이런 방법들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관심이 없으면 주먹만 지르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매뉴얼은 떴는데 쟤들(공안당국)은 이미 벌써 그걸 추적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공안당국은 이 의원의 발언들이 통신 철도 유류저장고 등의 국가 기간시설 파괴 계획에 구체적인 지침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이 의원은 ‘한반도 정세를 대전환기라 보고 전쟁국면을 평화국면으로 바꾸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자고 말한 것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전체 발언을 들여다보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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