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새 시대의 서막… 국회는 혁명투쟁의 교두보”
체포동의요구서에 ‘집권플랜’ 드러나
국회 이르면 3일 체포안 표결 처리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폭력을 동원한 체제 전복을 도모하면서도 선거를 통해 2017년까지 정권을 장악하는 합법·비합법 병행 방식의 집권플랜을 세웠음이 2일 국회에 제출된 체포동의요구서를 통해 드러났다.
체포동의요구서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해 8월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서 열린 ‘진실승리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2014년 광역(지방선거), 2016년 총선에서 제1 진보 야당을 구성하고 2017년이야말로 진보집권의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올리자는 전략적 방향을 세운 바 있다”고 말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와 2016년 20대 총선을 통해 제1야당의 위상을 확보한 뒤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의원이 선거를 통한 권력 장악을 상정한 것은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회합에서 “물질적, 기술적 총” “전쟁” 등 폭력, 전쟁을 강조한 것과는 다른 접근법이다. 한 방에 뒤집어엎는 식의 기동전만으로는 체제를 전복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5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열린 RO 회합에서 조직원들에게 대한민국 국회를 ‘혁명 투쟁의 교두보’ ‘계급투쟁의 최전선’으로 규정하면서 통진당 당권을 장악해 정치적 합법 공간을 확보한 것을 “혁명의 진출”이라고 평가한 것과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교양학부)는 “정당의 비례대표 경선이 100%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모바일투표처럼 민의를 왜곡할 수 있는 제도를 막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이석기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체포동의요구서는 또 “피의자 이석기를 비롯한 지하조직 RO의 핵심 조직원 상당수는 반국가단체 ‘민혁당’ 출신으로, ‘남한 사회주의 혁명’을 목적으로 조직을 결성하고 그 목적 실현을 위해 조직원들을 사회단체,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정당, 국회 등 다양한 분야에 침투시켜 각자의 위치를 ‘초소’로 삼아 ‘혁명’을 준비해 왔다”고 적시했다.
이 의원은 통진당 분당(分黨)의 원인이 된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태에 대해서는 “혁명과 반혁명 세력의 치열한 전쟁”으로 규정했다.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국회법상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처리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빠르면 3일 표결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혐의는 내란음모라는데 단 한 건의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사상 검증,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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