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VS‘관상’ 추석 대목 승자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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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영화기자 흥행 전망
가벼운 코미디 원하면 ‘스파이’ 묵직한 뒷맛 즐기려면 ‘관상’

추석 연휴는 극장가의 대목으로 꼽힌다. 가족 관객부터 외로운 솔로까지 스크린 앞으로 모인다. 올해 추석은 닷새간의 연휴 덕에 예년보다 더 많은 관객이 영화관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에서 각각 첩보원과 그의 아내로 출연하는 설경구(가운데)와 문소리(오른쪽). 두 사람은 ‘오아시스’ 이후 11년 만에 연기호흡을 맞췄다. CJ E&M 제공
‘스파이’에서 각각 첩보원과 그의 아내로 출연하는 설경구(가운데)와 문소리(오른쪽). 두 사람은 ‘오아시스’ 이후 11년 만에 연기호흡을 맞췄다. CJ E&M 제공


■ ‘스파이’

민병선 기자 ★★★ 구가인 기자 ★★☆

감독 교체 등 우여곡절 끝에 완성… 외화 ‘트루 라이즈’와 판박이 설정

‘스파이’(5일 개봉)와 ‘관상’(11일 개봉)은 추석 최고 흥행작 자리를 두고 격돌이 예상되는 영화다. 코미디 액션인 ‘스파이’는 첩보원 남편과 그의 정체를 모르는 아내가 첩보 작전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설경구 문소리가 ‘오아시스’ 이후 11년 만에 연기 호흡을 맞췄고 다니엘 헤니가 악역으로 출연했다. 신인 이승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영화 ‘관상’ 중 주인공 내경 역의 송강호(왼쪽에서 세 번째)와 그의 처남 팽헌으로 출연한 조정석(앞줄 오른쪽).두 사람의 코믹 연기는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영화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역할을 했다. 쇼박스 제공
영화 ‘관상’ 중 주인공 내경 역의 송강호(왼쪽에서 세 번째)와 그의 처남 팽헌으로 출연한 조정석(앞줄 오른쪽).두 사람의 코믹 연기는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영화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역할을 했다. 쇼박스 제공


‘관상’

민병선 기자 ★★★☆ 구가인 기자 ★★★☆

흥미로운 소재… 142분 시간이 부담. 호화 캐스팅-세트-의상 볼거리 풍성

‘관상’은 계유정난(1453년) 전후 조선을 배경으로 천재 관상가의 이야기를 다뤘다. 2010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대상 수상작으로 송강호 김혜수 이정재 조정석 이종석 등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의 한재림 감독이 연출했다.

동아일보 영화담당 기자들이 흥행을 점쳐봤다. 올 추석, 한가위 보름달처럼 두둥실 떠오를 영화는?

▽민병선=‘스파이’는 우여곡절이 많다. 원래 연출자는 이명세 감독인데 촬영 중간에 신인감독으로 교체됐다. 그래서인지 심심했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빵맛처럼 특색이 없다. 코미디 영화인데 단 한 번도 안 웃었다.

▽구가인=난 웃기던데…. 일반 관객 시사회에 갔는데 주변에서 ‘빵빵’ 터졌다. 다만 ‘트루 라이즈’(1994년)랑 너무 똑같은 설정이라 민망하긴 했다.

▽민=‘트루 라이즈’도 프랑스 영화 ‘토털 라이즈’의 리메이크 작인데 그걸 다시 한국판으로 만든 거다. 한국적인 설정을 많이 넣었다지만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

▽구=‘관상’은 소재가 흥미롭다. 이야기의 힘이 있긴 한데 상영시간이 무려 142분이다.

▽민=욕심을 너무 부렸다. 구첩반상만 해도 좋을 것을 백첩반상을 차렸다. 영화 중반부터 이야기가 복잡해지면서 좀 늘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좋았다. 특히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었다. 송강호와 조정석의 시너지 덕에 많이 웃었다. 김혜수도 훌륭했고 이정재 연기가 많이 늘었다.

▽구=게다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이종석도 나온다! 캐스팅이 ‘갑’이다. 그에 비하면 ‘스파이’는 캐스팅에서 좀 밀리는 거 같다. 설경구와 문소리의 조합은 좀 진부하지 않나. 설경구 연기도 전작인 ‘감시자들’에 비하면 좀 밋밋했다.

▽민=설경구와 문소리가 과거 ‘오아시스’에서 얼마나 잘했나.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연기라고 할 게 없다.

▽구=그래도 문소리 잘하지 않았나. 푼수 아줌마 역에 ‘딱’이었다. 조연 중에서는 라미란이 고창석보다 더 빛났다. 몇 장면 안 나왔는데 매번 엄청 웃겼다.

▽민=그건 제작자 윤제균의 힘인 것 같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웃음의 코드를 정확히 짚는다.

▽구=‘스파이’의 미덕은 가벼움이다. 팝콘 먹으면서 웃고 보는 전형적인 명절 코미디다. 이제 첩보원 영화가 과거 조폭 영화 자리를 대신할 것 같다. 반면 ‘관상’은 묵직하다. 끝도 전형적인 해피엔딩을 피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면 가슴이 좀 답답하다.

▽민=‘관상’은 이야기 외에도 세트나 의상의 볼거리도 풍부했다.

▽구=이건 진짜 옥에 티이긴 한데…. 나는 왕의 곤룡포 어깨의 실밥이 자꾸 거슬렸다. 음악도 좀 아쉬웠다. 이병우 음악답지 않게 너무 꽝꽝거렸던 것 같다.

▽민=‘관상’이 심각한 주제이긴 하지만 어찌됐건 재미있다. 이야기와 연기력이 좋고 볼거리도 많다. 흥행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600만∼700만 명의 관객이 들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는 200만∼300만 명 정도 예상한다.

▽구=비슷한 의견이다. 추석은 코미디 영화가 대세지만 지난해 추석 ‘광해’의 흥행을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관상’의 우위가 점쳐진다. ‘스파이’도 400만∼500만 명 정도로 선전할 것 같다. 요즘 한국영화가 워낙 인기인 데다 연휴도 길지 않나.

정리=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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