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지상 저장탱크에서 새어 나온 오염수가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까지 오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전력은 지난달 중순 300t의 오염수가 누수된 지상 저장탱크로부터 약 10m 떨어진 지점을 파 지하수를 분석한 결과 스트론튬 등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이 L당 650Bq(베크렐·방사성 물질의 방사능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 검출됐다고 5일 발표했다. 이는 일본 정부 기준치의 22배에 해당한다. 도쿄전력은 “저장탱크에서 누출된 오염수가 지하수까지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산에서 매일 약 1000t의 지하수가 내려오면서 원전 건물을 지날 때 오염돼 약 300t이 바다로 흘러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 저장탱크의 오염수 유출로 지하수가 오염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저장탱크 주위에 추가 누수가 의심되는 지점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지하수 오염의 폭이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트론튬이 몸속에 들어가면 뼈에 축적돼 백혈병 등을 일으킨다. 반감기도 29년이어서 사람이 섭취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방사능 오염수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일본 국회의 움직임은 거의 없다. 현재 국회가 폐회 중인 데다 2020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이 8일 오전에 발표되기 때문에 그때까지 ‘조용히 지내자’란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중의원 경제산업위원회는 국회 폐회 기간에 중요 사건이 터졌을 때 여는 ‘폐회 중 조사’를 이달 중순 이후에 하기로 했다. 위원회 의원들의 현지 시찰도 12일에 하기로 했다.
초당파 의원연합의 ‘원전 제로를 위한 모임’을 이끄는 아베 도모코(阿部知子·여) 중의원 의원은 5일 “올림픽을 위해 ‘일본은 안전하다’고 말할 형편이 아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도, 국회도 위기감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이니치신문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를 인용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가 막판 변수로 작용하면서 도쿄가 수세에 몰렸다. 아슬아슬한 차이로 스페인 마드리드가 우세하다”고 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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