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김조광수와 레인보우팩토리 김승환 대표는 7일 오후 서울 청계천 광통교에서 '당연한 결혼식, 어느 멋진 날'이라는 이름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조광수 감독은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할 것을 권유받았다.
김조광수 감독은 "이미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정되는 제도"라며 "그 나라에서는 동성결혼이 이상할 것도 부자연스러울 것도 없는 당연한 것이 됐다. '우리 오늘 결혼해요!' 라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 결혼을 방해하기보다는 다른 기회에 자기주장을 펼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남의 축제를 찾아와 굳이 방해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결혼식은 일부 종교 단체 등이 결혼식장 바로 옆에서 큰 사운드로 음악을 흘려보내는 등 훼방을 놓아 다소 지연됐다.
하지만 그 외 다른 문제없이 무사 진행된데 대해 결혼식의 두 주인공은 안도했다. 김승환 대표는 "무척 기쁘다. 사실 굉장히 걱정이 많았는데 무사히 무대 설치가 끝나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안심했다"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도 "법적으로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간에 명실공히 부부가 된다"며 "앞으로 저희를 부부라고 정확하게 불러주셨으면 좋겠다"며 뿌듯해 했다.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대표는 지난 2004년 처음 만나 연인으로 발전, 9년 뒤 국내 첫 동성 결혼을 발표했다.
두 사람의 결혼식 사회는 변영주 김태용 이해영 감독이, 축가는 에이템포 강허달림 신나는섬 이디오테잎 허클베리핀이 맡았다. 하객으로는 봉준호 류승완 임순례 감독, 배우 소유진 예지원 김꽃비 연우진, 소설가 공지영 방현석, 만화가 박재동, 시인 김선우 이시영, 민주당 진선미 배재정 김재윤 의원, 표창원 교수 등이 참석했다.
결혼식 축의금은 10만 명부터 1만원씩, 10억원을 목표로 '신나는 센터' 건립에 사용돼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 전환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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