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납 추징금 자진납부 발표에 대해 주요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추징금 완납에 머물지 말고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실체를 이번 기회에 확실히 밝혀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야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는 “‘추징금을 내면 모든 것을 면해준다’ 식의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며 “미납 추징금을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전 전 대통령이 축재한 돈을 철저히 조사해 모두 국가에 내놓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 정일성 씨(28)는 “미납 추징금 환수에 대해 박근혜 정부에서는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다음 정권에 가면 또 흐지부지될 수 있기 때문에 국세청 등에서 전담부서를 따로 마련해 철저히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와 5·18기념재단은 10일 성명서를 내고 “미납 추징금 납부는 그가 저지른 역사적 과오를 씻는 마지막이 아니고 시작에 불과하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제 5·18 학살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전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자택 인근 주민들은 대체로 ‘안타깝다’는 반응이었다. 자택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 씨는 “전 전 대통령이 이웃들한테 워낙 잘해서 밉상은 아니었다”며 “동네 사람들이 대체로 ‘진작 납부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냐’고 안타까워하고 있으며 전 전 대통령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가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고 말했다.
1988년 당시 백담사 주지로 전 전 대통령 부부를 768일간 보살펴 ‘멘토’로 알려져 있는 도후 스님은 1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대사를 돌이켜보면 한국에서 전직 대통령 아들로서 살아가기가 만만치 않은데 장남 재국 씨는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잘해 나가고 있었다”며 “자녀가 애써 일군 것을 아버지를 대신해 짊어진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잘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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