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발표한 미납 추징금 완납 계획에 경남 합천군 선산이 포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전 전 대통령의 선산은 압류 대상으로 언급된 적이 없었다.
전 전 대통령 5촌 조카 전성규 씨(57)는 1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두 달 전 연희동으로 가서 전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합천으로 내려간다’는 언급은 없이 ‘고향 잘 지키라’고만 했다. 우리 마을에 전재국 재단(성강문화재단) 명의의 선산이 21만 평(약 69만 m²) 있고, 그곳에 전 전 대통령 부모와 백모(伯母)의 묘지가 있다”고 말했다.
성강문화재단은 이순자 여사의 남동생 이창석 씨의 부친인 이규동 씨(전 전 대통령의 장인·별세)가 1985년 설립했으며 예술 활동 지원 비영리법인이다. 현재 이창석 씨가 대표, 전재국 씨가 이사를 맡고 있으며 이 재단을 통해 고가의 미술품을 거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의 선산은 경남 합천군 율곡면 기리 산79번지 일원으로 69만 m² 규모다. 내천리 내동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정개골’ 주변 야트막한 야산이다. 해발이 높지도 않고 경사도도 완만하다. 율곡면 기리 임야의 표준공시가격(국토교통부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기준)은 m²당 190∼340원 선이다. 용도지역은 ‘보전관리지역’으로 돼 있다. 합천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특정 문중의 선산이 있는 임야는 거래가 잘 되지 않는다”며 “시가를 추정하긴 어려운데 3.3m²당 3000원 받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를 3.3m²당 3000원으로 계산하면 6억3000만 원 정도다.
전 전 대통령이 선산까지 자진 납부 대상에 포함시키자 사후에 국립현충원에 안장되기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국립묘지의 설치·운영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내란죄로 처벌받은 사람은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수 없다. 김영삼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을 사면·복권시켰지만 사면·복권된 사람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어 전 전 대통령의 국립현충원 안장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최종적으로는 국가보훈처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안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미납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면 심의 과정에서 유리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 전 대통령 일가가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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