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16일 재가동됐다. 북한의 일방적 출입제한 조치 때문에 개성공단 사태가 발생한 지 166일 만이고, 북측 근로자의 전면 철수로 공단 기계가 멈춰선 지 160일 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에 공장 점검을 마치고 오후부터 전체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90개 업체가 시운전 및 재가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됐던 50∼60%보다 많은 약 73%의 입주기업이 공장 가동에 나서 공단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은 지난 주말 전력공급량을 2만 kW에서 10만 kW로 확대하는 등 기반시설 정비를 마쳤다.
이날 오전 8시경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남측 입주기업 관계자 739명이 방북했다. 자재를 싣고 간 운전사 등 당일 귀환한 사람을 제외하고 459명이 개성공단에 남았다. 남북 합의에 따라 그동안 하루 4회로 제한됐던 개성공단 출입도 이날부터 21회로 크게 늘었다.
남측 인력뿐 아니라 북한 근로자들도 업무에 투입됐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는 16일 북한 근로자 약 3만2000명이 출근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공단 가동 중단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근무하던 5만3000명의 60% 수준이다. 북한 근로자들은 남측 입주기업의 요청에 따라 업무에 투입된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날 개성공단을 다녀온 섬유업체 서도산업의 한재권 대표는 “가동 중단 이전에 일했던 북측 근로자의 95%인 130명이 출근해 손수건과 스카프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했다”며 “곧 완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비 수리를 마무리하지 못한 일부 업체는 북한 근로자들과 함께 막바지 보수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섬유업체 화인레나운의 박윤규 대표는 “공장 보일러와 미싱 등의 수리가 덜 끝나 북측 근로자 100명과 함께 설비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제3차 회의를 열어 전자출입체계(RFID) 구축 방안과 일정, 출입체류 부속합의서 등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쟁점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공동위 사무처 개소를 위한 실무협의를 24일에 열고, 31일에는 개성공단에서 공동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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