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손, PGA 투어챔피언십 우승… 페덱스컵 랭킹 1위로 거액 보너스
우즈는 11번째 ‘올해의 선수’ 만족
화려한 부활이었다. 헨리크 스텐손(37·스웨덴)은 2009년 CA챔피언십 때 진흙밭에 빠진 공을 빼내려고 겉옷을 모두 벗은 채 팬티 차림으로 샷을 해 화제를 뿌렸다. 뜨거운 시선을 받은 그의 골프 인생은 지난 3년 동안 진흙보다 훨씬 더 깊숙한 부진의 늪을 허덕였다. 부상이 겹치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톱10에 단 한 차례 들며 예선 탈락을 밥 먹듯 했다.
그랬던 스텐손이 ‘1000만 달러의 사나이’로 우뚝 섰다. 스텐손은 23일 미국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GC(파70)에서 끝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서 합계 13언더파 267타로 우승했다. 그는 이 대회 우승 상금 144만 달러와 페덱스컵 랭킹 1위 확정에 따른 보너스 1000만 달러를 합해 단번에 1144만 달러(약 123억 원)를 확보했다. 유럽 선수의 플레이오프 챔피언 등극은 스텐손이 처음.
스텐손은 지난주 BMW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를 74타로 마친 뒤 격분해 드라이버 헤드를 부러뜨리고 클럽하우스 라커를 부수며 한바탕 소란을 일으켰다. 이 대회 부진으로 페덱스컵 랭킹 1위를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내주고 2위로 밀렸던 스텐손은 투어챔피언십에서 절정의 샷 감각을 되찾아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한 끝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18개월 전 230위까지 추락했던 세계 랭킹을 4위까지 끌어올린 스텐손은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보상받는다”고 말했다. 스텐손은 7월 스코티시오픈부터 8개 대회에서 플레이오프 우승 2회를 포함해 6차례나 3위 이내에 들었다. 상금은 보너스를 포함해 1500만 달러를 챙겼다. 스텐손은 금융사기 행각을 벌인 자신의 스폰서 업체 스탠퍼드파이낸셜그룹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손실을 본 아픈 기억도 말끔히 씻어냈다. 스텐손은 2003년에도 드라이버 입스에 시달리며 세계 랭킹 621위까지 곤두박질쳤지만 극복한 데 이어 두 번째 재기 드라마를 완성했다.
우즈는 여자친구인 스키 스타 린지 본과 자신의 아들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동 22위(이븐파 280타)로 대회를 끝냈다. 페덱스컵 랭킹 2위로 300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게 된 우즈는 PG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에 통산 11번째로 뽑혔고 시즌 최다승(5회), 통산 10번째 상금왕, 9번째 최저 타수상(바든 트로피) 등의 기록을 남겼다.
한 시즌을 마감한 PGA투어는 10월 10일 프라이스닷컴오픈으로 2013∼2014시즌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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