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의 전세금이 평균 4억4000만 원을 넘어서 서울 다른 지역 아파트 매매가보다 비싼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의 아파트 평균 전세금으로 서울 지역 내 아파트 매물을 절반 이상 살 수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는 9월 셋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시세를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이 강남3구의 평균 전세금(4억4214만 원)보다 싼 아파트가 전체의 53.4%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서울 아파트 119만7762채(주상복합 포함) 가운데 64만518채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지역별로는 강남권 전세금보다 싼 아파트는 노원구가 11만2332채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도봉구 5만3480채, 구로 강서 성북구 소재 아파트도 각각 4만 채 이상이었다. 특히 금천 도봉 중랑 노원 강북구는 10채 중 9채가 이에 해당했다. 송파구에서는 1만5712채의 매매가가 평균 전세금보다 낮았고 강남구는 1만425채, 서초구는 4028채였다.
강남3구 전세금이 웬만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보다 비싼 것은 주택을 살 여력이 있는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강남지역 고가 전세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아파트를 사도 시세차익을 얻기 힘들어진 데 반해 주택을 소유할 때 세금 부담은 늘어나는 상황이라 ‘내 집’보다 ‘남의 집’을 선호하게 됐다는 것.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상화 대책 후속방안이 국회에서 처리가 지연되면서 하반기에도 전세금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이런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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