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창설된 뒤 42년간 운영된 전투경찰(이하 ‘전경’) 제도가 ‘마지막 합동 전역식’을 끝으로 폐지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경찰청은 25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대강당에서 마지막 전경대원 3211기 183명의 합동 전역식을 열었다.
1970년 제정된 ‘전투경찰대설치법’을 근거로 이듬해 창설된 전경은 초기에 전투경찰대와 경찰서 등에서 대간첩 작전을 수행했다. 전두환 정권 때인 1980년대 들어 전경들은 집회·시위 현장에 대거 투입됐다. 육군 지원자 중 차출된 전경대원들은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는 최일선으로 내몰렸으며, 시위대의 화염병과 투석에 숱한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시대가 낳은 아픔’이었다. 민주화 이후 사회질서 유지의 첨병 역할과 더불어 국가 중요시설 경비, 대민 재해 복구와 봉사활동에서도 많은 역할을 했다. 1989년 부산 동의대 사건 때 경찰관 3명과 함께 전경 3명이 순직했고 대간첩 작전에서 11명이 전사하는 등 42년간 총 322명의 전경대원이 전사하거나 순직했다.
2000년대 후반 들어 병역 지원자가 줄어들면서 전경과 의경 인력도 단계적 감축을 시작했다. 경찰청과 국방부는 협의를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전경 차출을 중단했다. 2011년 12월 26일 입대한 3211기까지 42년간 32만9266명이 전경으로 복무했다. 전경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주요 시설 경계나 대간첩 작전 등 전경이 맡아 왔던 임무는 지원자로 충원되는 의경이 수행한다.
이날 전역식에는 이성한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와 전역대원 가족, 전경 출신인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권오을 전 국회의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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