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영 사례연구 저널(Asian Business Case Study Journal)을 만들어 전 세계 경영학계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겠다.”
26일 오후 1시 30분 고려대 경영대 LG-POSCO관 로비에서 22개국 60여 개 유수의 경영대 학장들은 이같이 선언했다. 이날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경영대 LG-POSCO관과 현대기아차경영관에서 사상 최초로 ‘아시아·태평양 경영대학장 서밋(Asia Pacific Business School Deans Summit)’이 열렸다. 세계경제의 중심이 서구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 최고 수준의 경영대학장들이 이번 행사에 대거 참여해 저널 발행 등을 결의함에 따라 ‘아시아 경영학’ 발전의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 아태지역 주요 경영대학장 대거 참여
고려대 경영대(학장 이두희)가 1월부터 기획해 열린 이날 행사에는 빈센트 창 중국 베이징대 HSBC 비즈니스 스쿨 학장, 네고로 다쓰유키 일본 와세다대 경영대학원장, 제임스 지암발보 미국 워싱턴대 포스터 경영대학장, 버나드 융 싱가포르국립대 경영대학장 등 한국을 포함한 22개국에서 63명의 경영대학장 또는 부학장이 참석했다.
오전 8시 30분부터 진행된 개막행사에서 이두희 학장은 “이번 회의가 경영 교육뿐 아니라 경영 실무에도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며 개회를 선언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염재호 고려대 부총장은 “고려대학교는 1905년 설립 이후 경영대의 선구자로서 지금도 한국 경영경제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며 “오늘은 아시아·태평양이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도 축사를 통해 “아태지역 경영대학들의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한다”며 “이번 회의에서 발간을 논의하는 아시아 케이스 스터디 저널을 세계 최고 학술지로 만드는 걸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날 행사에 참석한 경영대 학장들은 양웅철 현대자동차 부사장의 기조연설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양 부사장은 “현대차는 ‘잘 고장나는 차’라는 오명을 쓴 적 있었지만 이후 한 달에 두 차례 차량 제조 전 공정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하는 품질관리회의를 여는 등 품질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강력한 현지화 전략을 실현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개막행사 이후 오전 9시 50분부터는 경영대 현대자동차관 곳곳에서 5개의 토론 세션이 진행됐다. 토론 결과는 모두 취합돼 다시 학장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 “아시아 경영학 수출의 시발점”
이날 오후 학장 전원 합의로 채택된 ‘아시아 경영학 서울 선언문’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발전과 기업 성공사례를 널리 전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학장들은 선언문에서 “아시아 경영 사례들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기업들에 영감을 주고 있다”며 “아태지역 경영대학들이 이 지역 번영과 발전에 기여할 의무와 책임을 갖고 있다”고 선언했다.
또 세션별 논의를 토대로 “아태지역 경영 성공사례를 체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교육방법을 개발하고, 이 지역의 ‘다문화 시너지’를 담을 수 있는 협력연구와 교수활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아태지역 인재들을 위한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만들고 기업가정신 함양을 위한 경영교육 과정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선언이 단지 선언으로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시아 경영 사례연구 저널을 만들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두희 학장은 “매년 회의를 정례화하는 한편 선언문에 명시한 것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아시안 케이스스터디 저널(아시아 경영 사례연구 저널)을 만들 것”이라며 “전 세계 경영학계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회의는 대한민국과 아시아지역의 경영학이 다시 전 세계로 수출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언서 낭독 직후 만난 에드윈 청 홍콩이공대 경영대학장은 “사실상 전 세계 경영대학장들이 모인 것은 정말 뜻 깊은 일”이라며 “함께 미래를 계획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반스 롤리 하와이대 시들러 경영대학장은 “다문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인 저널이 생긴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의 성과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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