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27·캘러웨이·사진)은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첫 승을 올린 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진출했다. ‘빅리그’에서 최경주 양용은 등 선배들을 제치고 어느덧 한국 골프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배상문이 국내 무대까지 호령했다.
29일 인천 잭니클라우스GC(파72)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한동해오픈. 전날 3라운드에서 6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던 배상문은 4라운드에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했다. 단독 2위(6언더파 282타)인 류현우를 3타 차로 제쳤다.
배상문이 국내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2010년 5월 SK텔레콤오픈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KPGA투어 통산 8승째를 올린 그는 SK텔레콤오픈(2승) 한국오픈(2승) 매경오픈(1승) 등 유달리 큰 대회에서 강했던 면모를 되살렸다. 배상문은 “국내에서 오랜만에 우승해 감회가 새롭다. 우승 상금(2억 원)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 욕심이 있었다. 실수를 잘 만회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배상문은 활동 무대를 해외로 옮긴 2011년부터 주요 국내 대회에 초청 선수로 나섰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다. 뭔가 향상된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그는 절정의 샷 감각과 노련한 코스 공략으로 2, 3라운드에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낚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98.25야드에 이르렀고 페어웨이 안착률 80%, 그린 적중률은 74%로 높았다. 홀당 퍼트 수는 1.80개였다. 배상문은 “PGA투어에서는 대부분 100야드 안쪽에서 두 번의 샷으로 끝낸다. 쇼트게임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에는 미국에서 2승 또는 3승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위 상금 1억 원을 받은 류현우는 상금 선두(4억281만 원)를 지켰다.
● 대우증권클래식 KLPGA 데뷔 첫 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화려한 주목을 받은 해외파 스타들은 안방 지키기에 나선 국내파들에게 밀려 마치 들러리라도 된
듯했다. 순위표 꼭대기에서 US여자오픈 챔피언 출신인 박세리 박인비 유소연 최나연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29일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G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DB대우증권클래식. 1타 차 단독 2위로 3라운드를 출발한
배희경(21·호반건설·사진)은 이날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자신의 KLPGA투어 첫 우승을 역전 드라마로
장식했다. 2위 김하늘(KT)과는 3타 차.
배희경은 “어제가 생일이었는데 파티를 못했다. 집에서 가족, 강아지와
편하게 보낼 것 같다. 이제 두 번째 목표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KLPGA투어 상금 선두 김세영과 친한 사이인
배희경은 “며칠 전 역주행을 하다 경찰에 잡혔는데 세영이가 풀어 달라고 해서 풀려나는 꿈을 꿨는데 그래서 우승한 것 같다”며
웃었다. 배희경은 남성여고 3학년이던 2010년 8월 LIG클래식에서 우승했던 유망주. 당시 배희경은 2005년 신지애 이후 4년
11개월 만에 아마추어로 챔피언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2011년 KLPGA투어에 데뷔했으나 우승과 인연이 없다가 ‘별들의
전쟁’에서 무관의 한을 풀었다. 배희경은 김하늘 양수진이라는 국내 강자들과 맞붙었어도 전혀 흔들림 없이 14, 16번홀 버디에
이어 18번홀(파4)에서는 8m 버디 퍼트까지 넣으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인비와 유소연은 공동 10위(2언더파
214타)로 대회를 끝냈다. 지난해 챔피언 박세리는 공동 33위(6오버파 222타)에 머물렀고 최나연은 공동 43위(7오버파
223타). 최근 KLPGA투어의 인기 증가로 대회 수가 늘고 대회마다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지면서 국내파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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