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와 남양유업이 손잡고 가정용 커피머신 시장에 뛰어들었다. 필립스는 기계를, 남양유업은 기계에 들어가는 커피 제품을 만든다. 두 회사는 새 기계에 ‘파드(POD) 식스 커피 머신’이란 이름을 붙였다. ‘파드’란 이름은 커피가루를 담고 있는 포장재가 오목한 그릇(파드) 모양처럼 생겼다는 데서 나왔다.
이 제품의 겉모양은 기존 캡슐커피 기계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작동법도 비슷하다. 캡슐을 넣듯 파드를 기계에 넣고 단추를 누르면 커피가 나온다.
하지만 ‘핸드드립’ 방식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커피머신들과 차별화된다. 핸드드립은 커피가루 위로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어 커피를 우려내는 방식이다. 이렇게 커피를 만들면 보다 부드러운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캡슐커피 머신은 캡슐에 강한 압력을 가해 커피를 뽑아내는 방식을 쓴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차이점은 소음이었다. 보통 캡슐커피 머신은 압축 과정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반면 파드커피 머신은 조용한 편이어서 낮잠 자는 아기가 깰 걱정이 없다.
선택 가능한 커피는 6가지다.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코스타리카,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 세계 각지의 커피 원두들이다. 농도와 쓴맛, 신맛 정도가 별(★)의 개수로 포장에 표시돼 있어 취향에 맞는 커피를 고르기 좋았다. 밀봉된 캡슐커피와 달리 파드의 포장을 뜯을 때 은은한 커피 향을 맡을 수 있는 것도 작은 재미를 줬다.
커피를 내릴 때 핸드드립 방식답게 부드러운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맛은 깔끔했고 지역별 커피의 고유한 특색도 잘 느껴졌다.
커피 두 잔을 동시에 뽑을 수 있는 기능도 있었다. 파드를 두 개 겹쳐서 넣은 후 두 개의 커피 배출구 아래 각각의 잔을 놓고 ‘두 잔용’ 버튼을 누르면 된다. 한 잔 분량은 120mL다. 연한 커피를 즐기는 기자에게는 파드 한 개를 넣고 두 잔용 버튼을 눌러 마시는 것이 농도나 양 측면에서 적당했다.
다만 커피의 강한 맛과 향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에스프레소나 캡슐커피의 고압 추출 방식이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계가 캡슐커피 머신보다 큰 편이어서 주방이나 식탁에 놓았을 때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파드커피 기계 중 가장 싼 제품은 19만9000원, 기계에 우유를 넣고 카푸치노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은 29만9000원이다. 파드커피는 1박스(15개입)에 7500원. 기계 값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한 잔에 500원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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