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현수, 불꽃 같은 환호에 금메달로 답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6일 08시 02분


코멘트
동아일보DB
동아일보DB

동아일보DB
동아일보DB

‘빅토르’ 안현수, 불꽃 같은 환호에 금메달로 답하다

빅토르 안 안현수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빅토르 안·러시아)가 2014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본격적인 ‘황제의 귀환’을 선언했다.

안현수는 5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2차 월드컵에서 금메달 1개-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지난 2012-13시즌 월드컵에서 금메달 3개-은메달 1개를 따내며 부활을 선언했던 안현수는 이번 시즌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12시 즈음 목동아이스링크의 관객석 입구 앞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2층으로 통하는 경사로를 가득 메운 채 줄을 섰다. 관객 입장이 개시된 12시30분보다 무려 두 시간 전에 도착해 입장을 기다린 팬들도 있었다. 입장이 시작되자 순식간에 객석의 상당수가 채워졌다.

이날 차가운 아이스링크를 뜨겁게 데우는 열기의 중심에는 단연 ‘러시아 국가대표’ 안현수가 있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냈고 2003-2007년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5연패를 달성했던 영웅, 기나긴 무릎부상에 신음했던 ‘쇼트트랙 황제’를 한국 팬들은 잊지 않았다. 안현수가 등장할 때면, 앞 선수를 추월해 치고 나갈 때면 폭발적인 함성이 터져나왔다. 그 크기는 때로는 이한빈(25), 신다운(21·서울시청), 박세영(20·단국대) 등 한국 선수들에의 그것보다 더욱 컸다.

이날 안현수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민첩한 몸놀림, 그리고 노련한 경기운영을 두루두루 고국 팬들 앞에 선보였다. 특히 500m 결승전은 그 백미였다.

안현수는 위다이징(중국), 박세영,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러시아)와 함께 출발선에 섰다. 초반 스타트 직후 위치는 3위. 뒤에 민첩한 박세영이, 앞에는 팔다리가 긴 그리고레프가 있어 쉽지 않은 위치였다.

하지만 안현수는 우선 그리고레프를 유연한 움직임으로 파고들어 제친 다음, 위다이징 역시 폭발적인 스피드로 앞서며 지난 토리노올림픽 당시의 환상적인 추월 능력이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한 직후 안현수는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한 번이 아니었다. 안현수는 링크를 돌면서 코치진과 연신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와중에도 연신 주먹을 강하게 쥐어보였다.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안현수는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뒤에는 양손을 번쩍 들어 자신을 향한 불꽃 같은 환호에 환한 미소로 답했다. ‘황제’가 그를 기다려온 팬들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안현수 사진=동아일보DB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