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비실-CIA-FBI 총동원… 알샤바브 반군 지도자 등 겨냥
연방정부 잠정폐쇄 중 전격 단행… “오바마 인기회복용 작전” 관측도
미국이 5일 새벽 아프리카 소말리아와 리비아에서 이슬람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관된 테러조직 거점들을 동시에 급습했다. 연방정부 잠정 폐쇄(셧다운) 5일째에 전격적으로 단행된 이번 동시 작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 회복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해군특전단(네이비실)은 이날 새벽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아래 항구도시 바라위의 해변 2층 집을 급습했다. 지난달 21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적어도 67명을 숨지게 한 쇼핑몰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테러조직 알샤바브의 지도자를 체포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네이비실 요원들은 전투 헬기의 지원을 받으며 상륙해 알샤바브 반군과 1시간가량 교전을 펼쳤다.
뉴욕타임스(NYT)는 네이비실 팀이 목표로 한 알샤바브 지도자를 사살한 것으로 보이지만 요원들은 사망을 확인하지 못한 채 철수 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AP는 알샤바브 지도자 모크타르 알리 주베이르를 잡는 데 실패했다고 전하는 등 작전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미군의 소말리아 작전은 영화 ‘블랙호크 다운’으로 잘 알려진 1993년 소말리아 반군 소탕 작전 이후 20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주로 무인항공기(드론)를 사용해 테러범 암살을 해 온 미군이 네이비실을 상륙시킨 것은 테러범을 산 채로 생포하려 했던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군은 또 소말리아 공격 몇 시간 뒤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작전을 펼쳤다. 중앙정보국(CIA) 과 연방수사국(FBI)이 연합한 작전에서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테러 배후인 나지 압둘하메드 알루카이(사진)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아부 아나스 알리비’로 알려진 알루카이는 2000년 미국 정부가 기소했으며 500만 달러(53억5000여만 원)의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 이번에 그가 생포되면서 15년에 걸친 추적이 막을 내렸다고 NYT는 보도했다. 알루카이의 동생은 “새벽에 3대의 차량에 탄 무장 군인들이 급습해 새벽 기도를 마치고 주차장에 차를 대던 형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미군이 동시에 두 곳을 급습한 것은 한 곳을 먼저 공격할 경우 다른 곳의 목표가 도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갑작스레 두 곳에서 대규모 테러 작전을 벌인 것에 대해 정부 폐쇄 조치와 시리아 정책 전환 등으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인기를 회복하기 위한 노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케냐 당국은 이날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범 4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현지 방송사들은 지난달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 당시 이들이 총을 멘 채 슈퍼마켓과 창고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케냐군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영상 속의 인물들이 테러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4명 모두 군경의 진압작전 중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