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초 2차례 수비 실수로 고전 자초 첫타석 희생플라이로 투구 부진 만회 다저스 타선 폭발 13-6 승…2승1패 “WBC·올림픽보다 더 긴장한 것 같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7일(한국시간) 애틀랜타와의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한국인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승리를 노렸으나, 3이닝밖에 던지지 못하고 3회말 공격 때 대타로 교체됐다. 3이닝 6안타 1볼넷 4실점. 1승1패, 팽팽한 균형 속에서의 3차전 등판이라는 무게감 앞에서 ‘멘탈 갑’ 류현진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 류현진답지 못했던 긴장감
‘팔꿈치 이상설’에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던 류현진의 투구 퀄리티는 썩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류현진이 정규시즌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구위와 패턴을 들고 나온 데 비해 애틀랜타 타선은 준비를 많이 하고 나온 기색이 역력했다. 포스트시즌이라 집중도부터 달랐고, 류현진의 패턴을 읽고 나온 타격을 보여줬다. 반면 류현진은 특유의 아웃사이드 위주 피칭을 시도했지만 구심의 스트라이크존과 궁합이 잘 맞지 않았고, 그나마 제구력도 흔들렸다. 그 결과가 1회와 3회의 집중타였다. 1회에는 2사 후 중전안타 2개와 볼넷이 나왔고, 3회에는 시작하자마자 3안타를 연속으로 맞았다.
첫 회부터 뜻대로 풀리지 않아서인지 4-2로 앞서던 3회초 수비에서 1루를 밟지 못하거나, 투수 땅볼 때의 타구 판단 실수를 범한 장면은 결국 류현진 스스로가 정신적으로 무너졌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올림픽보다 긴장됐다”고 고백했다. 굵직한 게임에서 당당했던 류현진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선 부담감을 완벽히 씻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 흐름 바꾼 희생플라이
류현진은 1회초 먼저 2실점했다. 2회말 1사 만루 반격에서 류현진은 애틀랜타 선발 훌리오 테헤란의 시속 93마일(150km) 직구를 밀어 쳐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만들어냈다. 애틀랜타 우익수 저스틴 업튼이 가까스로 잡아낼 만큼 잘 맞은 타구였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이 가장 빛난 순간이었다. 이 타점으로 추격의 불씨가 당겨졌고, 곧바로 다음타자 칼 크로포드의 우월3점홈런이 터져 다저스는 흐름을 반전시켰다.
무엇보다 다저스가 승리를 거뒀기에 난조도 묻힐 수 있었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도 공언했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부터는 7전4선승제이기에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의 관문만 통과하면 류현진에게 만회할 기회가 주어질 것도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