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하자 일본 언론은 ‘한중 밀월’이라는 표현을 앞세워 가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한일, 중-일 정상회담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한중의 밀월이 두드러진다”며 “영토와 역사 인식을 둘러싸고 악화되고 있는 대일 관계에서도 (한중이)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를 결정하지 않았다. TPP에 거리를 두고 있는 중국엔 통상 전략 측면에서도 한국의 존재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니혼TV도 같은 날 “아베 총리가 APEC에서 한국과 중국의 정상과 회담을 실현시키고자 하지만 아직 계획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한중 정상은 회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중 정상회담에는) 일본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7일 ‘박근혜 대통령, (아베) 총리와 만나보면’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 정부와 관계를 단절할 이유를 찾기보다는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고 문제를 해결할 길을 찾는 것이 현명한 이웃 간 교제법이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또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에 한국이나 중국이 불신을 느끼고 있고 아베 총리가 유엔총회에서 위안부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분쟁 지역의 여성 보호를 역설한 게 관계 악화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태도에도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느낄 수 없다”며 한일 양국 정상에 대해 양비론(兩非論)을 폈다.
반면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같은 날 “박 대통령은 줄곧 일본에 과거를 직시하라고 요구하고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거부하고 있다. 한국이 역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니시하라 마사시(西原正) 평화안전보장연구소이사장의 기고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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