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재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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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종단개혁이후 첫 연임 성공
“準직선제 검토… 꾸준히 쇄신할 것”

10일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자승 스님(오른쪽)이 당선증을 받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10일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자승 스님(오른쪽)이 당선증을 받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대한불교 조계종의 제34대 총무원장에 현 원장인 자승 스님(59·사진)이 당선됐다.

자승 스님은 10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실시된 총무원장 선거에서 유효 선거인단 311명 중 179표를 얻어 득표율 57.7%로 반수를 넘어 연임에 성공했다.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총무원장 연임은 처음이다. 4년 임기는 31일부터 시작된다.

자승 스님과 경합을 벌인 보선 스님(대흥사 회주)은 129표에 그쳤다. 보선 스님은 선거 뒤 발표한 입장문에서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다시 산중으로 돌아가 종단 발전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1994년 이후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종단 내 다양한 세력들이 보선 스님을 후보로 내세워 자승 스님에 맞섰다. 자승 스님은 지난해 도박 사건 이후 사실상의 불출마를 시사한 뒤 번복함으로써 시비에 휩싸이기도 했다.

자승 스님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청정 승단의 정립, 총무원장 직선제, 재정 투명화 등 산적한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 특히 선거인단 320여 명에 의해 결정되는 현 선거 방식은 종회의 권력화를 낳고 종단 전체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자승 스님은 이날 당선증을 받은 뒤 기자들과 짧은 문답을 가졌다.

―치열한 선거전으로 갈등도 심했다. 화합을 위한 조치도 고려하나.

“선거 캠프는 물론이고 상대 후보 진영과도 폭넓게 대화해 화합의 장을 마련하겠다. 종단의 안녕과 화합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후보들 공약에 직선제가 공통분모였다.

“절집 인사는 추대가 가장 좋다는 것이 소신이다. 추대가 안 되면 불가피하게 선거가 필요해진다. 간선제가 종도들의 뜻을 모으기에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어 준(準)직선제를 검토하겠다.”

―쇄신의 마무리를 불출마 번복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쇄신 분야를 책임져 온) 도법 스님이 중심이 되고 총무원장이 뒷받침하겠다. 쇄신은 3분 끓이는 인스턴트 라면 같은 방식으로 이뤄질 수 없는 만큼 꾸준히 추진하겠다.”

―조계종이 일반 국민과 심리적으로 멀어졌다는 얘기가 있다.

“4년 전 원장이 됐을 때 화합과 (뜻을 세우는) 원력, (마음을 비우는) 공심의 3대 원칙을 세웠다. 앞으로도 이 원칙을 지켜 갈 것이다. 종단이 그동안 상구보리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의 하화중생에 충실하지 못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가는 불교가 되어야 한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자승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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