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은 기초연금 정부안을 둘러싼 격론장이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이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안에 반대했던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복지부가 국민연금 연계안을 사실상 반대했지만 청와대가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복지부는 소득연계안을 지지했는데 8월 말 청와대 보고 뒤 2주일 만에 국민연금안으로 급격하게 전환됐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복지부가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 최종안을 청와대에 제출할 때 진 전 장관의 결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물고 늘어졌다. 이 의원은 또 “진 전 장관은 국민연금 연계안에 반대했는데 청와대가 장관의 의견을 무시하고 복지부 국·실장들과 입을 맞춰 강행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영찬 복지부 차관은 이에 대해 “장관에게 구두로 보고했기 때문에 사실상 결재가 이뤄진 것이다. 입법예고 등 법적 절차가 필요한 사안이 아닌 경우에는 장관이 직접 서명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복지부와 여당 의원들은 청와대 지시 때문에 국민연금 연계안으로 정부안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태한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청와대는 8월 말 두 가지 안 모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재검토를 지시받았다”며 “(대통령으로부터) 장관이 책임지고 안을 만들어 달라는 언질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대통령이 이미 국민연금 연계와 관련해 사과를 했고 연금이 좀 더 어려운 사람에게 많이 가는 건 당연하다. 말꼬리 잡기 식 논쟁은 이제 그만두자”고 요구했다.
‘주요정책 추진계획’ 문건 원본 공개 요구도 높았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도 “복지부와 청와대의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건 당연하다. 국가기밀도 아니고 국회에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이 문건의 원본은 대통령 기록문서가 될 수 있고 국가기밀인 사안이다. 원본을 공개하는 건 청와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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