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현대제철, 20조대 거대 철강사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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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스코 車강판 부문 합병
원가절감 통한 수익성 증대효과… 빚상환 부담 덜고 지배구조 안정화
R&D 시너지로 신제품 개발 탄력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자동차 강판에 주로 사용되는 철강재) 부문을 합병하면서 매출액 20조 원 규모의 거대 철강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현대하이스코의 냉연 부문을 현대제철에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냉연 부문의 분할 합병 비율은 1 대 0.3889584이다. 다음 달 29일로 예정된 두 회사의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이 통과되면 12월 31일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냉연 부문은 합병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13일 충남 당진시 당진제철소에서 제3고로 화입식을 가지면서 일관제철소 건설을 마무리했다. 이 회사는 현재 고로 3기와 전기로 13기를 통해 연간 쇳물 2400만 t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의 충남 당진공장과 전남 순천공장은 현대제철에서 사온 열연강판을 가공해 연간 450만 t의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만들어 왔다. 반면 포스코는 제선(쇳물)→제강(강괴)→연주(슬래브)→열간압연(열연강판)→냉간압연(냉연강판)에 이르는 전 제조과정을 직접 수행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생산 주체를 일원화해 양사 체제로 운영되면서 발생했던 관리, 생산, 판매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통합 시너지를 창출할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하이스코는 향후 파이프라인 등에 쓰이는 강관 제조, 자동차 경량화 제품 생산, 철강 가공 및 유통 사업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매출액은 14조1463억 원이다.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 매출액 8조4050억 원 중 5조4657억 원을 냉연 부문에서 올렸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의 매출액은 2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1위 철강사인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액은 35조6649억 원이었다.

김강오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적으로도 냉연강판 사업을 하지 않는 고로 회사가 없고, 고로 없이 냉연강판만 400만∼500만 t씩 만드는 회사도 없다”며 “두 회사의 부분 합병은 이런 기형적 구조를 정상화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현대제철은 3개의 고로를 건설하기 위해 2006년부터 총 9조8845억 원을 쏟아 부었다. 현재 현대제철의 총 차입금은 8월 말 기준 11조2625억 원으로 연간 2600억∼2700억 원이 순이자비용으로 나가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냉연 부문은 매 분기 15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창출해온 만큼 이번 합병이 현대제철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연구개발(R&D) 역량의 시너지 효과로 인한 신제품 개발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제철은 이번 합병으로 인한 최대주주 변경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주요 주주는 기아자동차(21.29%)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12.52%)이고, 현대하이스코는 현대자동차(29.37%), 기아차(15.65%), 정 회장(10.0%) 등이 주요 주주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 냉연 부문을 합병하면 현대제철의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기존 33.82%(기아차+정 회장)에서 39.75%로 5.93%포인트 늘어나게 된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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