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항공기 개발 능력은 선진국 수준에 육박한다. 대형 여객기는 제작하지 않고 있지만 군용 훈련기나 소형 경전투기, 헬리콥터 등은 수출도 가능한 수준이다.
국내 항공기 개발의 시초는 1951년 해군이 미군 수상 항공기 ‘AT-6’을 개조해 만든 ‘해취호’다. 1953년에는 공군이 훈련용 경비행기 ‘부활호’를 자체 제작했다. 부활호는 해취호와 달리 설계부터 국내에서 진행한 최초의 독자 개발 항공기였다.
베트남전 이후에는 군용 항공기의 면허생산이 활발했다. 대한항공은 1977년부터 미국 휴즈(현 MD헬리콥터)의 ‘500MD’ 헬리콥터를 생산해 군과 경찰 등에 납품했다. 1982년부터 미국 노스럽(현 노스럽그러먼)의 ‘F-5’(제공호) 전투기를 생산했다. 1990년부터는 미국 시코르스키의 ‘UH-60P’(블랙호크) 헬리콥터를 생산했다. 1995년부터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KF-16’ 전투기를 삼성항공(현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생산해 공군에 납품했다.
수출용 군용 항공기 개발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설계한 훈련기 ‘KT-1’(웅비)이 시초다. 1991년 첫 비행에 성공한 ‘KT-1’은 현재 공군이 기본훈련기로 사용하고 있으며, 터키와 페루에도 수출했다. 국내 최초의 완제품 항공기 수출 사례다. 초음속 고등훈련기로 유명한 ‘T-50’은 2002년 첫 비행에 성공해 현재 공군 훈련용 및 고성능이 필요한 에어쇼용으로 쓰이고 있다. 개조형인 ‘T-50i’ 8대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공군에 수출됐다. 군용 헬리콥터 ‘KUH’(수리온)도 2010년 첫 비행에 성공한 뒤 올해 5월 실전 배치됐다.
민간용 항공기 기술 개발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주도하고 있다. 1993년 2인승 실험용 항공기 ‘까치호’, 1997년 ‘8인승 쌍발복합항공기’, 2007년 상용화 수준의 경비행기 ‘반디호’를 잇달아 개발했다. 이 경험은 최초로 상용화된 민간 4인승 소형항공기 ‘KC-100’(나라온) 개발로 이어졌다. 항우연은 앞으로 20∼30명 정도가 탑승하는 중형 민수용 항공기도 개발할 계획이다.
첨단 항공기술 연구도 활발하다. 항우연은 최근 실험용 전기동력무인기 ‘EAV-2H’의 25시간 연속비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EAV-2H는 태양전지로 햇빛을 이용해 움직이기 때문에 개발이 완료되면 수주일간 하늘에 떠서 대기권 관찰 등의 과학실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