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투윅스’에서 백혈병 아이를 둔 미혼모 서인혜 역을 맡은 박하선(26)을 만났다. 제작발표회(8월) 때보다 야윈 모습이었다.
“4kg 이상 빠진 것 같아요. 체력적인 어려움은 없었는데 정신적으로 힘들더라고요. 아픈 딸을 8년 동안 키우는 엄마가 되는 게 쉽지 않았어요.”
미혼인 박하선은 엄마가 되려고 아역 이채미(수진 역)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드라마 속 감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시간이 날 때면 친구들 대신에 채미를 만났어요. 대화를 많이 나눴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녔죠. 그래서인지 촬영장에서 유독 저를 찾더라고요. 정말 딸처럼 느껴졌어요.”
박하선은 이채미 이야기를 할 때마다 ‘엄마 미소’를 지었다. 방송이 끝났음에도 “지나가는 아이를 보면 채미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주인공 이준기(장태산 역)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하선은 “‘이제 호흡 좀 맞겠다’ 싶을 때쯤 종영이 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준기는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쫓기는 도망자 신세로, 박하선과는 전화 통화로만 연기를 했다.
“마주 보고 대화를 하는 게 아니어서 완급 조절이 힘들었어요. 촬영장에서 가끔 마주치면 ‘TV로 잘 보고 있다’고 농담을 하곤 했죠.(웃음)”
딸을 홀로 키우며 만난 임승우(류수영 분)와는 자주 호흡을 맞춰서일까. 박하선은 “실제로 이준기보다 류수영에게 더 끌렸다”며 “임승우와의 이별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태산을 사랑해야 하는데 제 마음이 승우에게 향하고 있는 거예요. 실제 이상형도 승우처럼 자상한 남자거든요. 이별 신을 촬영하기 보름 전부터 (류)수영 오빠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연기지만 제가 헤어지는 것처럼 아프더라고요. 수영 오빠도 화장실 변기를 붙잡고 펑펑 울었대요.”
남자 배우들과의 애틋한 로맨스 연기에 문득 실제 연인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궁금해졌다. 최근 윤상현 류수영 등 박하선과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 호감을 드러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휴, 오빠들이 좋게 봐준 거죠. 워낙 털털한 성격이라 몇 번 만나면 친한 형, 동생처럼 돼요. 저 같은 경우 데뷔 초부터 유부남들과의 연기가 많았어요. 그래서 극 중 상대와 실제 배우를 분리하는 게 확실한 편이에요.”
또 최근 트렌드에 맞게 연상연하 커플로 만나고 싶은 배우가 있느냐고 묻자 박하선은 주저 없이 “여진구”라고 대답했다.
이어 “오랫동안 팬이었다”며 “선생님과 제자로 만나면 좋을 것 같다”고 구체적인 설명까지 덧붙였다.
여느 작품보다 힘들었지만 박하선은 ‘투윅스’를 통해 ‘연기 변신’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시트콤 ‘하이킥’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정말 좋은 드라마를 했다고 생각해요. 멋진 대본, 훌륭한 배우, 최고의 스태프와 함께한 행복한 시간이었죠. 평생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다음 작품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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