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檢, 공소장 변경 신청 취소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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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현 주장에 검찰 촉각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팀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3명의 정치 개입성 트위터 글 게재 혐의를 추가(공소장 변경)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 ‘공소장 변경 취소’설이 나오고 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 민주당이 법무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검찰이 추가한 공소 사실을 공개하자 “검찰이 공소장 변경 신청 취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재판 중인 피고인의 혐의를 뒷받침할 추가 증거를 확보할 경우 통상 공소장 변경 신청을 통해 혐의를 추가한다. 물론 변경 내용의 증거가 잘못됐거나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는 변경 취소를 할 수 있으나 흔한 일은 아니다.

윤 부대표의 이날 주장에 대해 검찰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 관계자들 대부분은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며 언급 자체를 꺼렸다. 상급 기관인 대검찰청 관계자들도 “모른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주말 동안 검찰 안에서는 공소장 변경 취소설이 소문처럼 돌았다.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지휘부 결재를 거치지 않은 채 한 공소장 변경은 서울 중앙지검 내부 보고 규정을 어긴 압수수색과 체포를 토대로한 것이었기 때문에 공소장 변경 신청 효력도 문제가 된다는 설명이 따라다녔다. 전결 규정은 지검마다 다소 차이가 있는데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압수수색이나 체포는 차장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이번 경우엔 이진한 2차장의 결재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검찰 일각에선 국정원 직원 압수수색과 체포에 대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것을 감안하면 동일한 수사내용에 근거한 공소장 변경 신청은 효력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검사장급 인사는 “윤 팀장이 내부 보고를 거치지 않은 것은 감찰을 통해 문제를 삼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사의 효력까지 문제를 삼을 순 없다”고 말했다. 즉, 윤 팀장이 내부 규정을 어긴 데 대해 책임을 묻는 것과 공소장 변경 신청의 효력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정원 직원들의 트위터 선거 글 유포는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입증할 수 있는 주요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혐의내용에 그 대목을 추가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논리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검찰의 처신이 매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공소장 변경 신청을 취소한다면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혐의내용을 축소하려 한다’는 거센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원세훈#선거법 위반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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