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역사교과서 필진 61%가 진보성향” 새누리당 정책위 분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3시 00분


고교 한국사 8종 집필 59명중 36명이 진보성향단체-시국선언 참여 인사
전교조 관련자가 19명으로 가장 많아

올해 검정 심의를 통과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의 집필진 59명 가운데 진보성향을 가진 교수나 교사가 36명(61%)인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최근 국정감사에 대비해 새누리당 정책위원회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교과서 집필진 가운데 △진보성향 역사단체 소속 교수·교사 △정부 비판 시국선언 참여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및 전교조 연계단체 소속 교사 △국가보안법 폐지 활동 전력자 등을 모두 집계한 결과 36명이 여기에 해당됐다.

진보성향 집필진이 1명도 없는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 7종의 교과서만 놓고 볼 때 집필진의 67.9%가 진보성향 교사와 교수들로 채워진 셈이다.

최근 다시 ‘법외노조’로 돌아가기로 한 전교조 소속 교사와 전교조 연계단체인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원이 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진보성향 역사연구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와 역사문제연구소, 한국역사연구회에서 활동하는 교수와 교사도 9명이었다. 시국선언에 가담(6명)했거나 국가보안법 폐지활동에 참여한 사람(2명)도 있었다. 진보성향이 아닌 나머지 23명 가운데 14명이 고교 교사였고, 2명이 ‘뉴라이트’ 성향의 역사연구단체를 이끄는 교수였다.

천재교육,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교과서의 진보성향 집필진이 6명씩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엔, 비상교육, 지학사가 각각 5명 등이었다. 집필진이 보통 7∼9명으로 구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과반수가 진보성향 인사로 채워진 셈이다. 2010년에 이어 두 번 연속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교수, 교사도 16명이었다.

천재교육 교과서 대표 집필자인 주진오 상명대 교수는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백년전쟁’에 관련 인터뷰를 제공했다.

또 비상교육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최모 교사는 2011년 EBS 근현대사 강의에서 진보성향 발언을 하다 방송통신심의위에서 시정권고를 받았다.

반면 교학사 교과서 집필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와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뉴라이트 성향의 한국현대사학회를 이끌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달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한 ‘근현대사 역사교실’에서 “좌편향 역사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교과서 집필에 진보성향 학자와 교사가 대거 참여하면서 △대한민국 정부를 한반도가 아닌 ‘38선 이남 지역에서 정통성을 가진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서술하거나(천재교육) △6·25전쟁에서 유엔군 참전으로 국제전으로 확대됐다고 적어 북한 책임을 희석시키고(금성) △대기업을 정경유착과 비자금, 외환위기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등 기업 역할을 부정적으로 서술(두산동아)한 사례들이 나왔다고 자체 분석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야당과 전교조, 진보성향 역사단체들이 자신들과 관점이 다른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의도적 흠집 내기에 나서고 있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나머지 7종의 역사교과서에 나타난 역사 인식이 오히려 지나치게 좌편향돼 있음을 지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역사교과서#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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