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좋은 벗, 반려동물]개·고양이의 육아·소통·삶… 책 속에 다 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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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관련 서적·음반

‘자매지간’인 강아지 두 마리와 10년 넘게 함께 살아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어릴 때는 조금만 토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들쳐 안고 동물병원으로 달려갔고, 때로는 반려동물 인터넷 카페나 각종 블로그를 뒤지면서 정보를 구했다. 아기 엄마들이 ‘삐뽀삐뽀’ 시리즈를 손에 넣듯 반려동물 관련 책을 찾았지만 4, 5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발간된 책이 제한적이어서 아마존을 통해 구입하기도 했다. 이제는 ‘엇, 이런 책까지’ 하고 눈이 동그래질 정도로 다채로운 주제의 반려동물 관련 서적이 나와 있다.

반려동물과 소통하고 싶다면

동물에게도 깊고 다양한 감정이 있다. 애완견, 애완 고양이가 아니라 ‘인생의 동반자’로 개와 고양이를 바라보는 이라면 반려동물의 마음과 생각을 더욱 유심히 살피게 된다.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리디아 히비가 썼다. 히비는 “대화를 통해 인간과 동물, 당신과 당신의 반려동물이 더욱 더 단단한 끈으로 연결됐으면 한다”고 적었다. 책에는 저자가 20년 동안 동물들과 나눈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물에 빠져 죽을 뻔한 푸들 ‘코디’, 지긋지긋한 피부병으로 고생하던 얼룩 고양이 ‘프랜시’, 함께 사는 고양이들에게 늘 싸움을 거는 ‘제다’…. 저마다의 사연과 비밀스러운 속내가 히비와의 대화를 통해 밝혀진다. 이 밖에 반려동물과 소통하고 싶은 반려인을 위해 ‘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엄마 내 맘 알지?’, ‘강아지 언어 교과서’를 권할 만하다.

반려동물은 인간에게 주어진 축복

치로리는 한쪽만 접힌 짝귀와 사람에게 해코지를 당해 장애를 지닌 잡종개다. 비 오는 날 쓰레기장에 새끼 강아지들과 함께 버려진 치로리는 안락사 위기에 처했다가 가까스로 구해져 치료견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인간에게 학대받았던 치로리는 그 상처를 사랑으로 돌려줬다. 치로리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환자와 노인들이 작은 추모제를 열어줬다. ‘치료견 치로리’는 반려동물이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이며 축복이라는 것을, 그들이 우리 삶을 빛나게 해주는 그 짧은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점을 일러준다. 반려동물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는 주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슬며시 건네 볼 만하다.

나의 반려견 자매는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아픈 곳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예전에는 금세 나았던 귓병이나 피부병도 자꾸 재발한다. 노령기에 접어들면서는 저러다 낫겠지 싶어서 그냥 뒀다가 절로 나은 적은 거의 없다. 결국 진작 동물병원에 데려갈걸 하고 때늦은 후회를 더러 한다.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을 위한 가이드

‘개 고양이 자연주의 육아백과’는 반려동물의 건강과 삶의 질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자연주의적 관점에서 반려동물의 삶을 통찰할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하면서 반려인으로 가져야 할 책임을 상기시킨다. 질환별 관리법, 응급처치 등을 참고할 만하다.

세계적으로 많은 반려동물이 버려지지만 우리나라처럼 임신, 육아를 이유로 들어 반려동물이 버려지는 일은 드물다. ‘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는 특이한 국내 사회 현상에 대한 분석이자 아기와 반려동물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실용서다.

인간보다 수명이 짧은 반려동물들은 우리보다 앞서 무지개다리를 건넌다. 누구나 사랑하는 존재의 죽음을 겪으면 슬픔에 빠진다. 하지만 그 존재가 동물이라면 우리 문화에서는 이해받기가 쉽지 않다. “그깟 개 한 마리 죽었다고 언제까지 질질 짤래?”라는 반응을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펫로스, 반려동물의 죽음’은 동물 호스피스 활동가인 저자가 병들어 죽음을 맞은 수많은 동물을 보내면서 터득한 지혜를 알려준다. 떠나는 동물을 돕는 방법, 그들을 보내고 난 뒤 슬픔을 다스리는 법 등을 알려준다.

국내에서는 잘 나오지 않지만 아마존에서 ‘펫 뮤직(pet music)’으로 검색하면, 반려동물을 위한 음반을 여러 종류 찾아볼 수 있다.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고, 분리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하는데, 가사 없는 부드럽고 평온한 음악에 새 소리나 시냇물 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가 어우러져 있다. 우리 집 반려견은 피아노 독주나 가벼운 클래식 소품을 틀어주면 쿨쿨 잘 자는 걸로 봐서 마음에 평온을 찾는 것 같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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