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남서부 나리노 주의 작은 도시 바르바코아스의 여성들이 또다시 '섹스파업'에 나섰다. 지난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4일(현지시간) 외진 이곳과 외부를 이어주는 56km 길이의 도로 개선을 요구하며 이 지역 여성들이 남성과의 잠자리를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들은 이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에 가려면 14시간이나 걸릴 정도로 도로가 엉망이라면서 병원 이송 중 사망하는 일도 잦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2년 전 도로포장을 요구하며 섹스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 젊은 임신부가 열악한 도로 사정 탓에 구급차가 제때 병원에 도착 못 해 태아와 함께 길에서 숨진 사건이 촉매가 됐다. 여성들은 3개월 19일간 성관계를 거부했다. 그 결과 이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로부터 도로포장 약속을 이끌어냈다.
여성들이 잠자리를 거부한 이유는 도로 사정 개선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여성들과 달리 남성들은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 당시 여성 약 280명이 똘똘 뭉쳐 섹스파업을 벌인 덕에 정부로부터 주도 파스토까지 56km 구간 중 절반 정도를 포장할 수 있는 약 223억 원의 예산 배정을 약속받는 성과를 거뒀다. 도로가 포장되면 파스토까지 자동차로 한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2년이 흐른 지금, 도로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여성들이 다시 섹스 파업에 나선 것.
정부는 이번에도 도로 개선을 약속했다. 공병대를 투입해 불도저 등 중장비로 도로포장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번듯한 도로를 완공하기까지는 난관이 많다. 안데스 산맥 등 지형이 험한데다 오랜 내전으로 인한 혼란도 극복해야 하기 때문. 이들의 두 번째 섹스파업이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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