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검찰총장 김진태 내정]檢내부 “군기 가장 센 분 오셨다”… 감찰조사 첫 시험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8일 03시 00분


‘깐깐한 원칙주의’ 金후보자의 과제… 檢개혁-국정원수사 등 첩첩산중
작년 檢亂때 혼란 신속히 수습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항명과 수사외압 논란으로 만신창이가 된 검찰 내분 수습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 처리 △검찰 개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김 후보자는 27일 “검찰이 위기를 맞고 있는 때 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만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

우선 현재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진행하고 있는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윤석열 여주지청장 등에 대한 감찰 조사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두가 승복할 수 있도록 공정성이 뒷받침된 감찰 조사가 되도록 지휘해야 하는 것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도 매끄럽게 처리해야 한다. 특별수사팀장으로 이정회 수원지검 형사1부장이 새로 임명됐지만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공안 검사에 의한 수사 축소’ 의혹을 제기하며 특임 검사를 임명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이 신임 팀장은 대검 공안1·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을 지낸 공안통이다.

국정원 수사팀에 신임 총장이 어느 정도의 힘을 실어줄지, 민감한 법리 논란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따라 총장 개인의 리더십과는 상관없이 정치권으로부터 거센 역풍에 시달릴 수 있다.

법무부와의 관계도 김 후보자의 과제다. 김 후보자가 법무부와의 관계를 원만히 설정하면서도 검찰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후보자(14기)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13기)보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하나 아래지만 나이는 다섯 살 많다. 검찰 주변에선 “김 후보자가 기강을 중시하는 편이라 법무부와 큰 갈등은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후보자는 가혹할 정도로 엄격한 원칙주의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후배들에게는 검사로서의 임무와 직분에 어긋나는 언행을 절대 용납하지 않고 후배들이 실수를 하면 직접 앞에 불러다 놓고 호되게 질책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본인 역시 후배 검사들에게 “(내가) 불합리한 판단을 하도록 요구하거나 편파적인 결정을 할 때는 기탄없이 이야기하라”고 당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말 사상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로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물러난 뒤 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김 후보자가 특수통-공안통 등 검찰 내 갈등을 줄여갈지도 관심사다.

검찰 내부에서는 “후배들로부터 훌륭한 총장감으로 꼽히던 분이 지명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 부장검사는 “검찰이 가장 힘들 때 가장 군기를 세게 잡는 분이 오셨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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