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현 “액션장면에서 흘린 피는 나의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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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일 개봉 ‘동창생’서 선 굵은 연기… ‘빅뱅’의 탑, 최승현

아직 다음 영화를 고르지 못했다는 최승현은 “이제 완전히 다른 작품을 하고 싶다. 총은 안 든다. 밝은 분위기에, 나를 탁 내려놓는 영화였으면 한다”고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아직 다음 영화를 고르지 못했다는 최승현은 “이제 완전히 다른 작품을 하고 싶다. 총은 안 든다. 밝은 분위기에, 나를 탁 내려놓는 영화였으면 한다”고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빅뱅’의 탑, 아니 연기자 최승현(26)은 ‘동창생’(다음 달 6일 개봉)이 두 번째 영화다.

그는 첫 영화 ‘포화 속으로’(2010년)에서처럼 이번에도 교복을 입고 총을 들었다. ‘포화 속으로’에서는 6·25전쟁에서 조국을 지킨 학도병, 이번에는 북한에서 내려온 특수요원 리명훈이다. 고교생으로 위장한 리명훈은 북에 두고 온 여동생(김유정)을 살리기 위해 무자비한 살인극을 벌인다. 그는 같은 반 ‘왕따’ 이혜인(한예리)과 친구가 되며 위험에 빠진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최승현은 “특수한 상황에 놓인 캐릭터에 유달리 끌리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입은 닫은 채 세상의 냉혹함을 끌어안고 끙끙대는 무거운 캐릭터. “저랑 비슷해요. 열두세 살 때부터 랩 가사 쓴다고 머리 싸매곤 했죠. 저는 제 모습에서 단점만 보는 비관적인 스타일이에요. 지금은 주위에서 ‘많이 샤방샤방해졌다’고 해요.”

과격한 액션 장면이 많다. 뛰고 구르고 꺾고 부딪친다. 액션스쿨에서 5개월간 하루 4시간씩 연습한 솜씨로 대부분 대역 없이 소화했다. “커다란 스크린에서 스턴트맨을 쓰면 다 보여요. 유리창 깨는 장면에서 보이는 피는 진짜 제 거예요. 오른쪽 손등 살점이 꽤 크게 날아갔죠.” 남아있는 상처를 보니 20바늘은 넘게 꿰맨 것 같다.

촬영은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빅뱅은 월드투어 공연을 했다. “주말에는 월드투어를 하고, 주중에는 촬영을 했어요.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여느 꽃미남 아이돌과는 다른 강한 얼굴은 연기에서도 두드러진다. 선이 굵다. “특이하게 생긴 얼굴이죠. 그래서 특수한 소재와 만났을 때 효과가 나는 것 같아요. 영화 ‘대부’와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의 연기를 좋아해요. 사람들이 제 안에 할배가 있다고 합니다.”

잘생긴 간첩 이야기.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제 영화가 먼저 촬영을 시작했고, 먼저 개봉하려고 했어요. 영화의 공기가 다르다고 봅니다. 우리는 좀 더 진지해요. 신경 안 써요.”

전작으로 그는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받았다. 영화계는 연기도 잘하는 ‘연기돌’이 나왔다고 반겼다. “‘포화 속으로’를 촬영할 때만 해도 연기에 대한 진지함이 부족했어요. 그런데 상을 받고 보니 책임감이 들더군요. 인기를 생각했으면 이후 로맨틱한 TV 드라마를 했을 겁니다. 상업적으로 보면 드라마를 하는 게 도움이 되니까요.”

노래와 연기 중 어느 쪽이 더 좋으냐고 묻자 “음악을 하면 연기가 하고 싶고, 연기를 하면 무대에 서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음 달 나오는 솔로 앨범은 이번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전투적이고 센, 주문(呪文) 같은 음악이 될 겁니다. 뮤직비디오도 강렬하게 찍었어요. 기존 영화들을 다른 시각으로 해석한 엽기적인 비디오가 나올 겁니다.”

그는 인생의 롤 모델로 소설가였던 외할아버지를 꼽았다. “돌아가시기 전에 ‘명상으로 영혼을 살찌우라’고 하셨어요. 제가 여린 성향인 걸 알고 채찍질하신 거죠.” 외할아버지인 소설가 서근배 씨(1928∼2007)는 ‘육탄’ ‘고려장’ ‘잔설’ 등의 작품을 남겼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최승현#빅뱅#탑#동창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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