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서 저부가 서비스업으로… 한국 노동시장 지속적으로 이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4일 03시 00분


제조업과 고부가 서비스업에서 이탈해 음식·숙박업 등 저부가 서비스업으로 옮겨가는 근로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후 비슷한 수준의 일자리를 찾지 못해 창업에 나서는 베이비부머 자영업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3일 ‘산업간 노동이동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제조업 및 건설업의 취업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서비스업 취업자 비중은 상승하고 있으며 주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노동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가운데 서비스업 종사자 비중은 2012년 69.9%에 이르렀다. 2000년(61.5%)보다 8.4%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같은 기간 제조업 및 건설업 취업자 비중은 각각 3.7%포인트, 0.3%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제조업이나 금융·보험, 부동산 임대, 방송통신 등 고부가 서비스업에서 식당 모텔 등 저부가 서비스업으로의 이직자가 10년 새 크게 늘었다. 2003년 저부가 서비스업 종사자 가운데 이전에 제조업이나 고부가 서비스업 등에서 일했던 근로자는 40.3%였다. 하지만 2013년 이 비율은 53.8%로 10년 새 13.5%포인트 늘었다. 보통 더 나은 연봉이나 근무 여건을 위한 상향적 노동이동이 많아야 바람직하지만 현실은 근무 여건이 떨어지는 하향적 노동이동이 많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노동생산성이 낮은 보건·사회복지업, 음식·숙박업 등으로의 노동유입이 많이 일어나면서 노동이동이 경제 전체의 노동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저부가 서비스업으로의 이직이 급증한 원인에 대해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 후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제조업#서비스업#한국 노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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