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佛방문 첫날 문화외교
프랑스어로 인사… 박수-환호 받아 “어릴때 샹송 불러… 佛 영화 즐겨”
박근혜 대통령은 프랑스 유학 시절인 1974년 8월 15일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던 중 급하게 귀국 명령을 받고 프랑스 오를리 공항으로 향했다. 박 대통령은 공항 대합실에서 가판대에 놓인 신문을 통해 어머니의 피살 소식을 확인한 뒤 충격에 빠졌다. 39년 후 박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그 오를리 공항을 통해 프랑스에 입국했다. 39년이 흐르는 사이 신분은 유학 온 대통령의 딸에서 대통령으로 바뀌어 있었다.
박 대통령은 3일 열린 프랑스 동포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젊은 시절에 미래의 꿈을 안고 유학 왔던 곳인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유학 생활을 접고 귀국해야 했다. 당시 그르노블에서 보냈던 짧은 시간은 아직도 저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며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는데 이렇게 대통령으로 다시 프랑스를 방문해 여러분을 만나 뵈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일요일인 3일에는 ‘문화 외교’에 힘썼다. 첫 행사로 프랑스 현지에서 구성된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모임인 ‘봉주르코레’가 주관하는 한국 드라마 파티 행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류 팬 500여 명과 함께 케이팝 페스티벌에서 우승한 프랑스 현지인의 노래와 댄스 공연을 관람하고 이들과 환담하는 등 흥겨운 파티를 즐겼다. 이날 행사는 프랑스 현지 한류 팬들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편성한 자리여서 의미가 더 각별했다.
박 대통령은 프랑스어로 “드라마 파티를 사랑하는 여러분들과 함께 이 자리를 함께해 기쁘다”고 말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저도 어릴 때 샹송을 많이 따라 불렀고 프랑스 영화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묻는 질문에 ‘대장금’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오르세 미술관도 방문했다. 박 대통령이 프랑스 방문의 첫 일정 화두를 ‘문화’로 잡은 건 4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과 관련될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창조경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한-프랑스 양국 간에는 영화, 애니메이션, 공연, 디지털아트 등을 공동 제작하는 문화 협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 ‘설국열차’는 지난달 30일부터 프랑스 전역에서 개봉돼 화제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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